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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64일' 알래스카 여행

은퇴한 지 10년, 이제 75세가 된 남편의 버킷리스트 1호는 알래스카 자동차 여행이었다.

자동차(RV)로 알래스카 여행을 마치고 64일 만에 집에 오니 안도감과 감사함까지 밀려온다.

두달 계획으로 주위분들과 자식들의 염려와 걱정을 뒤로 하고 떠날 때는 약간의 두려움과 미지의 곳에 대한 설렘이 있었다. 만만치 않은 경비도 걱정이 됐다. 이런 걱정들도 여행을 떠난 후 일주일 정도 지나니 모두 잊혀졌다. 자연의 품 속에서 매일 달리고,걷고 차 안에서 생활하며 이색적인 풍광에 흠뻑 취해 두달이 훌쩍 지났다.

오리건, 캐나다를 거쳐 각지의 국립공원들을 돌았다. 알래스카에서는 3주간 곳곳을 다니며 빙하가 쌓인 높은 곳을 하이킹했고 산, 물, 계곡, 강, 바다를 옆에 두고 잠을 자며 낭만을 즐겼다.



수많은 일들을 겪으며 지냈던 추억들이 머리를 스쳐간다. 아름답고 즐겁기만 했을까?

어두컴컴한 산길을 유턴하다 자동차가 반쯤 빠져 꿈쩍 안했던 일, 옛날 우리의 선조들이 농장일하며 독립자금을 보낸 리들리 기념관 근처에서 강도당할 뻔했던 아찔한 순간 등등. 다행히도 빠진 차는 친절한 캐나다 아저씨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사고와 어려운 일이 없는 곳은 없지만 아직도 어디에나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다.

두려움 떨치고 이 나이에 노익장을 발휘해 용기를 내어 여행을 시작했던 남편의 결단이 고맙고 잘한 것 같다.

7월 떠날 때 보이지 않던 붉은 단풍이 9월 중순 돌아오니 보인다.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이번 여행을 통해 얻은 자신감은 앞으로 남은 노년의 삶에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양기택· / 라미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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