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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은퇴 소아과의사 김숙희 권사

“성경 읽고 찬양하며 기도하는 삶”

시카고에 이민 온 지 45년이 지났다는 김숙희(사진•85)권사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 서부이촌동에서 성수의원을 개업했던 소아과의사 출신이다. 아들 둘과 서울대 공대 전기과 교수 출신 남편(조철 박사)과 함께였다.

40세가 넘어서 시카고에 이민 온 그는 러쉬 의과대학 병원에 스카우트돼 줄곧 일을 하다가 그곳에서 은퇴했다. 장기 이식 수술을 주로 하는 그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근무했다. 20여 년 넘게 재직하면서 한국인환자를 만난 것은 딱 한번이었다고. 역시 의사였던 그 환자는 다행히 치료를 잘 받고 퇴원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경기여고 선배였다고 한다.

그는 제일연합감리교회 시절, 아프리카와 멕시코 등지의 선교에 적극 참여했다. 10년을 넘은 세월이었다. 의료 봉사 선교로 필리핀 방송국에서 봉사상을 수상한 것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시카고 피터슨길 일원에서만 40여 년을 살았다. 당시 많은 한인 간호사들이 김 권사의 집을 찾아와 한국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 꽃을 피우곤 했다. “일을 마치고 귀가하다가 우리집에 모이곤 했어요. 장을 보러 왔다가도 들러 음식을 서로 나누기도 했죠.”



은퇴 후 김 권사는 서예와 동양화에 심취했다. 서예협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시카고 풀라스키 연장자 아파트에 거주하는 그는 “옛날 생각을 하면서 제 작품들을 감상하고 아파트 내 운동실에 가서 운동하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열심히 일하고 자녀들을 키우다 보니 어느 새 은퇴할 시기가 오더라는 그는 “넘어져서 워커를 끌고다니고 있고 운전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다 보니 집 밖으로 나가 일을 보는 경우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고 근황을 들려줬다. 아파트로 옮긴 이후로는 집에서 가까운 제일연합장로교회로 옮겨 권사로 봉사 중이다.

큰 아들은 스탠포드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은 인디애나에서 방사선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펜실베니아대학을 나온 막내는 캘리포니아에서 소아암 전문의로 일하는데 며느리는 피부과 의사다. 김 권사는 손자와 손녀 한 명씩을 뒀다.

“아이들은 다 커서 자기 밥벌이를 하니 더 이상 신경 쓸 것은 없어요. 전 혼자 성경도 읽고 찬양하며 건강 챙기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어요”라는 김 권사의 은퇴 생활은 평온하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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