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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스타일의 충효와 페미니즘

뮬란 (Mulanㆍ1998)

지난달 27일 개봉 예정이던 디즈니의 야심작 '뮬란'은 코로나 19로 인하여 현재 개봉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이다. 1998년 개봉된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을 원작으로 한 실사영화로 주인공 뮬란 역에 캐스팅된 유역 비를 비롯한 견자단, 이연걸, 공리 등 중국의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 디즈니 팬들의 기대를 모았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리메이크가 개봉되기 전, 집에서 가족과 함께 원작을 감상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1998년에 첫선을 보인 '뮬란'은 디즈니 역사상 백인이 아닌 아시안을, 그것도 여성 캐릭터를 디즈니의 전형적이고 피동적인 '공주'가 아닌 주체적 주인공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파격적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뮬란'은 또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영화의 배경은 남북조시대의 고대 중국. 성격이 남자처럼 괄괄하여 말썽꾸러기로 소문난 뮬란은 파 씨 가문의 외동딸이다. 할머니의 권유로 선을 보지만, 혼인에는 관심도 없다.

그러던 중 흉노족이 전쟁을 일으키고 늙고 병든 아비가 징집당할 위기에 처한다. 뮬란은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하고 전쟁터로 나간다. 12년간 전장을 누비며 공을 세우고 금의환향, 아비 곁으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뮬란은 가냘픈 이미지에 남자가 보호 본능을 일으키게 하는 디즈니의 전형적 공주들과는 달리한다. 유약해 보이지만 자기주장이 강하고 독립적이다. 특히 흉노족과의 싸움에서 영리함은 남자 장수 이상의 용맹을 보인다.

20여 년 전 디즈니가 '차별성'을 띤 공주 이야기로 선보인 '뮬란'은 당시로써는 꽤 진취적인 시도였고 페미니즘의 시작이기도 했다. '뮬란'은 여성의 활동 범위가 제한된 고대 중국의 사회상을 시발점으로 한다.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하여 남장을 해야 하는 뮬란의 도전성은 여성의 강인함을 부각한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중심적인 소재는 성에 대한 정체성과 함께, 여성으로서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이다. '뮬란'이 그리고 있는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입장에서 나라와 사회에 기여를 할 수 있는 강인한 여성이다. '남성보다'라는 (불)필요 충분조건을 제시하며 여성성에 너무 많은 짐을 부여하는 오늘날의 페미니즘과는 다소 뉘앙스가 다르다. 단순하여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22년 전 디즈니가 '뮬란'을 통해 제기한 이슈에 대해 자녀들과 토론을 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인류 역사에서 영원히 끝나지 않을 젠더의 문제는 언제나 많은 토론 거리를 제공한다. 페미니즘이라는 세계는 정말 복잡하기만 하다.

▶한줄 요약: 중국 남북조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편 디즈니 애니메이션.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애플TV, 유튜브


김정 ·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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