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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위험 지역 주택개발 찬반 논란 가열

테혼랜치 대규모 단지 건설에 "무모하다" 비판론
"그럼 어디에 짓나" 무조건 못 막는다 현실론도

가주에서 주택난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도시지역에서 대규모 주택 공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산불 위험이 있더라도 땅값이 싼 지역에 집을 지을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고민이 커지고 있다.

가주에서 주택난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도시지역에서 대규모 주택 공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산불 위험이 있더라도 땅값이 싼 지역에 집을 지을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고민이 커지고 있다.

산불 빈도와 규모, 피해가 커지면서 가주에서 기후변화 위험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산불 위험 지역에서 대규모 주택 공사가 진행되면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주에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도시보다 싼 집을 공급하기 위해 도시에서 떨어진 언덕과 계곡으로 단지 개발이 확대됐다.

하지만 주택 개발이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지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LA와 베이커스필드 중간 지역에서 진행되는 센테니얼 커뮤니티 개발 공사다. 이곳은 고위험 산불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가주 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도 공사가 가능한 것은 산불이 났을 때 안전을 유지할 수 있는 방화 설비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반대 목소리가 잠잠해진 것은 아니다.

환경단체 존 뮤어 프로젝트의 공동 설립자인 채드 핸슨 삼림생태학자는 센테니얼은 가주가 산불을 얼마나 오만한 자세로 대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한다. “대규모 주택 단지를 건설할 장소로 택할 때 가장 멍청한 지역을 가주 전체에서 다섯 곳 꼽으라면 센테니얼이 그중 하나다.”

27만 에이커의 테혼랜치에 커뮤니티를 개발한다는 센테니얼 개발 계획이 나온 것은 2002년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LA수퍼바이저위원회 관련 회의에서는 LA카운티 소방국 목사가 울시 산불 희생자를 위한 기도를 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적정가격 주택 3500채를 포함해 1만9333채를 건축하는 센테니얼 개발 승인 공청회였다.

카운티 소방국장은 센테니얼 개발에 문제가 없다고 증언했고 개발 계획은 4대 1로 통과됐다.

하지만 환경보호단체들은 산불 위험을 들어 카운티가 센테니얼 개발 계획을 승인하면 안 된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센테니얼 개발 계획에 특히 관심이 쏠린 것은 최근의 산불 피해 때문이다.

올해 가을만 해도 가주는 10년 이내에 가장 강한 강풍 속에서 북가주에서 남가주 해안까지 산불과 싸워야 했다.

발화를 막기 위해 단전 조치까지 내리면서 수백만 명이 전기 없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산불 진화 측면에서 보면 센테니얼은 매우 취약한 곳이다.

샌타클라리타나샌퍼낸도 밸리, 벤추라 카운티보다 더 외딴 곳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더욱 크다. 이들 카운티는 올해도 산불로 강제 대피를 해야 했다.

센테니얼이 외딴 곳에 있는 점은 북가주의 패러다이스와 비교된다.

외딴 마을인 패러다이스는 지난해 산불로 2만7000명이 대피하고 80명 이상이 사망했고 커뮤니티 자체가 사라질 정도로 피해를 보았다.

그래도 사람들이 샌타클라리타부터벤추라 카운티로 가는 이유는 집값이 적당하고 풍광이 좋기 때문이다.

센테니얼 지역은 샌게이브리얼산과테하차피산, 95마일에 이르는 하이킹 코스 등 뛰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그러면서도 집값은 50만 달러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주 중간 주택 가격 60만5000달러와 비교하면 아주 낮다.

풍광은 공짜가 아니다. 소방 도로 등 방재의 부담은 결국 세금으로 돌아온다.

민간 화재보험은 산불 고위험 지역의 가입을 꺼리기 때문에 결국 주 정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고 여기에 필요한 재원도 결국은 세금이다.

그런데 왜 산불 위험이 높은 지역에 집을 짓느냐고 의아할 수 있지만 사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연재해 위험은 사방에 있기 때문이다.

기상학자들은 홍수 위험이 있는 가주 해안에서 순차적이고 전면적으로 빠져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상기후에서 완전히 완전한 곳은 가주에서 많지 않다.

지진과 가뭄, 해수면 상승, 산불 등 자연재해 위험 지역을 피하면서 적정가격 주택을 짓기가 쉽지 않다.

결국 적정 가격의 집을 짓기 위해 도시에서 떨어진 자연 지역으로 들어가 주택 단지를 건설하는 것은 오래된 현상이었다.

다만 최근에야 대규모 산불로 위험이 드러났을 뿐이다. 여기에는 겨울철 강우량이 늘면서 덤불과 풀이 자라고 더 건조해진 여름에 바짝 마르면서 산불 규모와 확산 속도가 빨라진 면이 있다.

카운티 정부는 방재 대책에 최선을 다하지만 무조건 집을 지을 수 없게 할 수는 없다는 태도다.

산불 고위험 지역이라고 무조건 건축을 막으면 새집을 지을 곳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은 주 정부도 마찬가지다.

주택난의 가장 큰 원인이 적정주택 부족 때문인데 이런 집을 지을 곳에서 자연재난 안전 지역은 많지 않다.

하지만 UC버클리 행정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4분의 3이 산불 고위험 지역의 개발 제한을 지지했다.

주택난 해법과 여론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고위험 지역에 단지를 개발하지 않으면서 적정가격 주택 부족을 해소하는 방법은 도시 지역에 고층 아파트를 짓는 것이지만 단독 주택 위주의 도시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켄 핌랏 전 가주산림방재 국장은 이에 대한 절충안을 내놓는다. 절대로 주택 단지를 지으면 안 되는 지역을 정하되 나머지 지역에서는 자유롭게 집을 지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센테니얼 지역은 지금까지 산불 피해를 본 지역의 교훈을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다.

우선 좁은 산길 때문에 피해가 커진 패러다이스 사례를 반영해 커뮤니티 출입 도로를 다섯 개로 늘릴 계획이다.

전선을 지하에 묻어 산불을 예방하고 주택에는 방화 문과 창, 지붕을 설치한다. 가뭄에 대비해 12년간 외부 도움 없이 버틸 수 있는 식수 저장 시설도 만들 계획이다.

센테니얼 개발 계획은 주택난 해법 외에도 기후변화 대비와 주택 건설 사이에서 어떤 절충점을 찾을 것이냐는 관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안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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