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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비즈니스 경험 후 목회 서기곤 목사

“역경은 새 생명의 통로입니다”

취업 이민으로 이미 워싱턴 DC에 와 있던 부인을 따라 이민 길에 오른 서기곤(사진•80)씨는 친척과 동기생들이 터를 잡고 있던 시카고로 이주했다. 시카고 한인사회가 어느 정도 형성됐던 1970년대 말이다.

클락 길에서 처이모가 하던 ‘안공예사’를 인수했다. 각종 선물을 파는 가게였다. 한국에서 물건을 컨테이너로 떼어 와 장소가 부족할 정도였다. 더 넓은 곳을 찾아 로렌스 길 2층 건물로 옮기면서 ‘아세아 백화점’의 역사가 시작됐다. Gift 아이템은 물론 예쁜 가구들(한국 고가구 & 현대가구)이 불티나게 팔렸다.

비즈니스는 잘 됐으나 소셜 라이프가 그리웠다. 로렌스 상공회의소에 가입해 임원이 되면서 식당을 운영하던 한인들과의 월례 미팅을 주도했다. 제일연합감리교회 권사로 재직하며 새 성전을 한인타운 근처에 마련하는 일을 도왔다.

그는 “교회에서 전도부장을 맡아 속회(Cell Group) 운영에 많은 관심을 가졌어요. 30여 명의 속장들과 함께 Retreat을 가서 금식 기도를 하며 교회 부흥을 위해 봉사했지요”라고 회상한다.



그는 마음 속에 있던 성경의 체계적 공부를 시작, 게렛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어 노스웨스턴대에서 종교학과 박사 과정을 마쳤다. 원효대사와 쟌 웨슬리 목사를 비교, 두가지 구원론에 대한 논문도 발표했다. ((원효대사의 ‘유심안락도’라는 저서를 참조해 가며 대각성(Awakening)에 대해 한문과 영어로 기술했다.))

그는 전북 정읍 출신이다. 7남매 중 장남으로 서울로 유학, 경기고(54회 졸업)를 거쳐 서울대 법대에 합격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과외를 하며 학비를 벌던 시절이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항상 어려운 길을 택해 도전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데 사법고시에서 고배를 마시고 나서는 포기하고 미국행을 택한 거죠.”

그는 목사 안수를 받고 난 후 웨슬리 연합교회를 개척하게 된 인생을 돌아보면 하나님의 뜻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70세에 공식 은퇴한 서 목사는 현재 목사부부 합창단 공연에 빠지지 않는 열정을 갖고 있다. 신학에 심취했어도 항상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부인 뒤에서 회계 장부 정리를 도맡아 해왔다.

그는 “지금도 밀워키길에서 드레스 가게를 운영하고 있죠. 그리고 틈틈이 글을 써서 기독교와 돈에 대한 저서 ‘예수님, 돈이란 무엇입니까?’와 ‘신유(Divine Healing-하나님의 은사)’ 등을 출간했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일찍 세상을 떠난 바람에 교유를 오래 나누지 못 했지만 고교 시절 단짝 김화영씨를 가끔 생각한다. 특유의 리더십으로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끈, 군 복무시 중대장 박세직씨도 빼놓을 수 없는 삶의 멘토다.

서 목사는 “역경은 새로운 생명의 통로다”라는 말로 인터뷰의 끝을 맺었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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