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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안희정 무죄, 김문환 유죄인 이유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1 22:35


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과 김문환 전 에티오피아 대사(오른쪽) [연합뉴스, 뉴스1]

여직원 성폭력 혐의를 받는 김문환 전 에티오피아 대사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자 판결에 적용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여비서 성폭행 혐의를 두고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판결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주영 판사는 김 전 대사가 지난 2014년 현지에서 여성1명을 업무상 위력에 의해 간음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안 전 지사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1심에서 "안 전 지사가 위력이라 볼 만한 지위와 권세는 있었으나 이를 통해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보기는 부족하다"고 판시 한 바 있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가 적용된 두 재판에서 서로 다른 판결이 난 이유는 무엇일까.

판결문에 따르면 사건 전후 피해자의 태도가 두 사건의 유무죄를 판가름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안 전 지사의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건 전후 행동에 비춰볼 때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한 업무적 관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제3자와주고 받은 문자에서 안 전 지사를 우호적으로 표현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피해자가 (사건 다음날 아침) 러시아에서 피고인이 좋아하는 순두부 식당을 찾으려 애쓴 점, 귀국 후 피고인이 다니던 미용실을 찾아가 머리 손질을 받은 점 등이 있다"며 피해자의 행동도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김 전 대사 사건에서 재판부는 두 사람이 업무상 관계 외에 친분이 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사 재판부는 "피고인이 업무시간 외에 술자리를 자주 마련했는데, 이를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피해자가 당일 '숙제하듯 의무적으로' 피고인과 테니스를 치고 저녁 식사 요청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가 간음 행위 이전 두 차례 신체 접촉에 소극적 행동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했을 뿐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지만, 평소 피고인의 지위와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비춰보면 성추행을 지적하며 단호하게 항의하기 어려웠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수긍이 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은 피해자 태도를 '받아준다'고 생각한 김 전 대사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아울러 피해자 진술 신빙성도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안 전 지사의 재판부는 피해자가 안 전 지사와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 일부를 삭제하고 증거로 제출했다는 점, 피해자와 다른 증인들의 진술에 차이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김 전 대사 사건의 재판부는 "이 사건은 외교부가 다른 성폭력 행위를 조사하던 중 밝혀졌고, 오히려 피해자가 진술을 꺼렸다"며 "이런 사정을 보면 피해자가 허위로 진술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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