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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완섭 칼럼] 중간선거와 한인유권자들의 선택

미국에 사는 한인들에게 ‘한국이냐 미국이냐’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들이 더러 있다. 양국 스포츠 팀이 경기를 하거나 노후에 어느 곳에서 살 것인가를 결정해야 할 때가 그런 예다.

다음달 치러지는 중간선거도 그 중의 하나다. 이번 선거는 남북 평화 무드, 북핵문제와 북미정상회담 등 과거 어느때보다 한반도를 둘러싼 메가톤급 이슈의 향방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 물론 미국에 사는 한인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문제는 북미정상회담을 추진중인 트럼프와 공화당을 지지함으로써 한반도에 평화를 앞당기는데 해외동포로서 일조 할 것이냐, 아니면 민주당에 표를 몰아줘 트럼프의 반이민, 반소수계 정책에 제동을 걸 것이냐 하는 것이다. 요컨대, 한민족의 이익이냐, 아니면 미국 시민으로서의 권익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소피의 선택’ 같은 투표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선거의 의미는 물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끊임없이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고, 파격적인 언행과 돌출행보로 탄핵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평가는 언론 논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상원은 물론 하원도 공화당이 선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때 미 언론들은 러스트 벨트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말없는 중남부 보수 중산층의 표심을 간과함으로써 판세 예측에 실패했다.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피로감, 중산층의 몰락, 치솟는 의료비로 인해 피폐해지고 무기력해진 그들에게 힐러리 클린턴은 대안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클린턴은 드라마 ‘미스터션샤인’ 표현을 빌리자면 ‘호강에 겨운 부잣집 계집애’ 정도로 본 것이다. 겉으로 대놓고 말하지 않았을 뿐 ‘흑인 대통령에 이어 이번엔 치마 입은 대통령이란 말이냐’ 라는 자조와 노골적인 반감이 트럼프 당선의 1등 공신이 될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외국기업들의 손목을 비틀어서라도 러스트 벨트 지역에 대한 투자유치 이끌어낸 트럼프에게 열렬한 박수를 보내는 보수 유권자층이 대선때와 하등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화당이 기대 이상의 표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선거가 한인 유권자들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건 한반도의 명운이 달려 있기 때문. 미디어와 정치권에서는 비록 ‘캐버노 효과’ 로 당초 예상보다 공화당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고 상원은 장악할 가능성이 크지만, 하원은 민주당에 다수당 자리를 내 줄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한인 유권자들도 민주당 지지층이 많다. 민주당이 친서민, 친이민정책을 견지해 오고 있어서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에 관한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한반도에는 먹구름이 낄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해온 일들을 전면 재검토 내지는 재조사할 가능성이 크고, 트럼프가 공을 들이고 있는 북미정상 회담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국장은 “민주당이 트럼프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상황까지 가면 북미관계는 악화될 것”이라고 했는데,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북미관계는 우리가 원치 않는 상황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트럼프의 대북정책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고, 척 슈머 원내대표 등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한 술 더 뜬다. 그는 모든 핵•생화학 무기 해체•포기와 핵 활동 불시사찰 등 이른바 5대 조건을 제시하면서 이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 행정부내 강경파 주장과 하등 다를 바 없는 태도여서 북미회담이 안개 속으로 빠질 우려가 있다.

반이민정책 때문에 얄밉지만 한반도 평화를 위해 트럼프의 공화당을 찍을 것이냐, 친이민정책을 펴는 민주당에게 한 표를 던질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칼럼니스트 전 시카고중앙일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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