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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다시 만난다, 볼턴 "유엔총회 참석 기대 안 해"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0 12:26

샌더스 "김정은 친서 요청, 일정·장소 조율"
10월 백악관 회담 또는 제3의 장소 가능성
볼턴 "회담 가능하지만 비핵화조치 기다려"

백악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요청을 수용해 일정 조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가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한지 3개월 만에 2차 정상회담에 전격 합의한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비핵화 교착상태의 돌파구를 열겠다는 뜻이다. 비핵화의 진전이 없다고 한 상황에서 2차 정상회담을 수용한 걸 두고 '중간선거용'이란 지적도 나온다.

샌더스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네 번째 친서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친서의 주요 목적은 김 위원장이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하고 일정을 잡으려는 내용"이라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같은 제안에 받아들이며 이미 조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2차 정상회담이 워싱턴에서 열리느냐'는 질문엔 "추가 세부 사항이 정해지면 알려주겠다"며 "우리는 확실히 회담이 개최되길 원하며, 그렇게 되도록 이미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위해 만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2차 북·미 정상회담 수용 과정은 1차 때와 비슷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5일 방북한 한국 특사단에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 비핵화 의지"를 밝힌 직후 친서로 회담을 제안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수용한 형식이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취소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일정을 잡는 등 중단된 실무 협상 재개 수순부터 밟을 것이란 예상을 뛰어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 9일 트윗을 통해 "우리 두 사람이 모두가 틀렸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마 "서로 좋아하는 두 사람의 좋은 대화 만한 것이 없다"며 사실상 회담 수용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을 포함해 백악관·국무부 참모진도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 결정에 1차 때만큼 놀랐을 것"이라며 "중간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즉흥적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2차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뉴욕 유엔총회의 경우 2주밖에 남지 않은 점 때문에 중간선거 직전 10월 워싱턴 또는 제3의 장소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김정은이 이달 말 유엔 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기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전격적으로 회담 수용 배경에 김 위원장 친서 내용 덕분임도 시사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친서는 매우 따뜻하고 매우 긍정적인 편지"라며 "전체 편지는 김 위원장이 동의하지 않는 한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친서는 대화를 계속하고,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래 진전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또 "주말에 열린 북한의 열병식은 거의 처음으로 핵무기를 강조하지 않았으며 우리는 이를 선의의 표시로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으며 친서는 그런 관계의 진전의 추가 증거"라며 "미군 유해와 인질들이 돌아왔고 미사일과 핵실험은 없었다"며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열렸고 이 편지는 우리가 계속해서 이루길 바라는 진전을 추가로 보여준 것"이라고도 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은 김정은을 통해 대부분의 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두 지도자가 마주 앉아 결정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확실히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얘기하길 원하고 있고 우리는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진전을 만들고 있다는 걸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김, 트럼프 국내 위기 주시해 기회 노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수용에도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여전히 북한의 의미있는 비핵화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며 견제하는 발언도 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연방주의자 협회' 오찬 행사에서 "두 정상 간 또 다른 정상회담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열어놓은 문을 북한이 통과하도록 만들 순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할 당사자이며 그걸 우리가 기다리고 있다"고 하면서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에 "김정은은 아첨과 헛된 약속들을 통해 트럼프를 조종하는 데 매우 능숙함을 보여줬다"며 "트럼프가 국내에 어려움에 처한 모든 상황을 주시하면서 기회를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내 난맥상을 폭로한 밥 우드워드의 신간『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와 뉴욕타임스의 '레지스탕스(저항세력)' 기고문으로 내부 위기에 봉착한 상황을 노려 정상회담을 다시 얻어냈다는 뜻이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어떤 증거도 없이 또 다른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대신 스티븐 비건 대북특사가 북측 협상대표와 명확한 요구와 강력한 검증이 포함된 합의를 추진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비핵화의 중대 진전없이는 북한이 제안한 종전선언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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