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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미투’와 어머니

조무제 목사



-거룩함의 1순위-
‘미투’운동이 미국에서 조국 한국까지 조금씩 번지고 있다. 미국 여권운동 1세대는 70대 연령이 되었다. 그 정치적 아이콘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더 많은 표를 획득, 시대 변화를 확인하는데 그쳐야 했다. 민주당의 과도한 좌클릭과 세계화의 피로현상 탓도 있었지만, 보수적인 남성 유권자의 흉중에 남아있던 핵심 권력까지 여자에게 내주고 싶지 않은 벽도 두터웠을 것이다.

미국은 인종, 배경, 성별 등 차별금지 연방법을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면아래 현실은 여전히 차별이 만연하다. 이 가운데 여성 차별은 광범위하고 실제적이다. 미국 일터에서도 남성에 비해 여성이 20% 정도 연봉이 적다는 통계가 있다. 정책결정 고위직으로 올라갈 수록 여성 비율은 줄어든다. 남초현상이 모든 부문에서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초중학교 교육계와 같이 여성진출이 활발한 분야도 있다. 남성이 밀려난 것처럼 보이지만, 눈여겨 보면 소득 수준이 높지 않아 남성들의 진입 경쟁이 줄어든 곳들이다.

‘미국’교계도 여성 진출이 활발하다. 물론 성경 해석에 따라 여성의 교직 진출을 원천 봉쇄한 곳도 있다. 그러나 여성의 목회직을 허용한 교단에서는 리더십에 여성 진출이 활발하다. 미국 최대 장로교단도 이 가운데 하나다. 애틀랜타 노회장에서부터 노회의 핵심 리더십에 도리어 남성 목사나 장로보다 여성 목사와 장로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한인교회는 아직 유교적 문화탓인지 남성 리더십이 지배적이다. 아직도 여성의 교회내 역할에 대해 ‘구별’함으로 차별하는 교파가 있기는 하지만,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있어 여성을 차별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전통과 형식, 관례에 가리워진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살아갈 때가 많다. 그리스도인의 특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거룩함’이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요구가 나온다. 거룩함은 구별됨이다. 세상 가치와 구별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면 바뀌어야 한다. 가치관이 바뀌고 존재가 바뀌고 삶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겉보기는 같은 사람이라도 그 속사람은 새 사람으로 거듭나서 이제부터 가는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이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세상과 다르지 않을 때, 욕먹게 된다. 기대를 배신하기 때문이다.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의 핵심이랄 수 있는 거룩함이 무엇일까? 거룩이라는 단어는 신약성경에 28회, 구약성경에는 118회 등장한다. 신약성경에서는 인간의 거룩함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사도행전26:18)으로 집약된다. 결국 하나님을 믿는 것이 거룩함이다. 좀 막연하다. 구약성경을 펼쳐보면, 거룩함에 대한 구체적인 삶의 윤리를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이 윤리적 행위를 통해 구원에 이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면 거룩한 삶은 이렇게 드러나게 되어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중에 그 모든 것이 멍에와 같은 율법으로 규정되었지만, 모세에게 준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거룩함의 모습은 레위기 19장에 아주 상세하게 부문별로 거의 30개 부문에 가까운 거룩함에 관한 사회적인 윤리 코드가 나온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부모를 경외하고 안식일을 지키라’는 것이다. 안식일보다 부모 공경이 처음이라 충격적이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부모 경외의 단어 순서에서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먼저 나온다. 구약성경을 그대로 해석하면, 하나님 자녀로서 생활속의 거룩함의 1순위는 ‘어머니를 경외함’이다.

경외하라는 것은 두려워하며 존중하라는 인간이 하나님을 대할 때 취해야 하는 태도를 말할 때 사용하는 동사다. 이상하지 않은가? 여성은 고대 가부장시대에 존재감이 없었다. 그러나 성경은 전혀 다르게 말하고 있다. 하나님을 닮은 가장 중요한 성품, 거룩함의 1순위는 예배도 기도도 아닌 바로 어머니를 하나님처럼 두려워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어머니는 자녀에게 온 몸과 마음으로 목숨까지 주는 사랑의 화신이다. 자녀들은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을 경험하면서도 존경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되려 가장 편하고 쉬운 사람으로 여긴다. 어머니를 그저 편하게만 생각지 않고 진정 경외하게 된다면, 여성에 대한 생각과 자세도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거룩함은 여성인 어머니를 하나님처럼 생각하고 대하는데서 출발한다. 아들들이 그렇게 성장했다면, 오늘날 ‘미투’로 인한 곤욕을 당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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