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뽀이’, 미국 종교 방송 명예의 전당에
NRB 헌액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1981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도 올라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84·사진) 목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쉬빌에서 열린 제44차 미국종교방송협의회(NRB) 연례 총회에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군 부대에서 허드렛일을 하던 ‘하우스보이’ 시절을 떠올렸다. 그에게 이번 미국 방문은 목회자로서, 또 한미 정가에 깊은 영향력을 끼쳐 온 교계 지도자로서 무척 뜻깊다. 전쟁의 포화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태어나 세계적인 기독교 지도자가 되기까지, 그의 입지전적인 삶의 전환점들이 이번 방문에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NRB 총회가 열린 테네시주는 ‘하우스보이’ 김장환에게 ‘빌리’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미국에 유학을 보내준 은인 칼 파워스 미군 상사의 고향이다. 파워스의 도움으로 김 목사는 1951년 열일곱 살에 미국 땅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가 다녔던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밥존스 대학’은 지금도 학생 수가 3000명이 채 안되는 작은 학교다. 하지만 김 목사는 이곳에서 평생의 동반자인 트루디 여사를 만났다. 또 무명 목사였던 그를 일약 스타로 만든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의 인연도 여기서 시작됐다. 그레이엄 목사도 이 학교를 졸업한 동문이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그와 함께 1973년 여의도 부흥집회에 참여해 세간의 이름을 알렸다.
그레이엄 목사가 99세를 일기로 눈을 감은 지난 22일, 김 목사는 NRB 연례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행을 준비한 것도 마치 운명과도 같았다. 그레이엄 목사는 1981년 NR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이번 총회가 열린 내쉬빌도 김 목사와 깊은 인연이 있다. 그는 동양인 최초로 침례교 세계연맹(BWA) 회장을 지냈다. 내쉬빌엔 남침례교단(SBC)의 7층짜리 본부 건물이 있다. 그레이엄 목사도 남침례 목회자로 안수를 받았다.
김 목사는 이날 헌액으로 그레이엄 목사와 NRB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나란히 하게 됐다. 김 목사는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으로 이동해 고인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눈다.
내쉬빌=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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