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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민 칼럼] 의미없는 일이란 없다


‘의미’란 어떤 사안에 대한 일종의 뜻을 말한다. 어떤 사안이 내포하고 있는 독자적 가치에 대한 평가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철학자들은 존재의 의미, 사회학자들은 사건의 의미, 또는 신학자들은 구원의 의미에 대해 말 한다. 즉, 의미란 생각하고 말하는 바가 무엇이냐 하는 중심내용을 파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의미” 하면 자신과는 상관 없는 것 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것은 생활속에 늘 우리곁에 있다. 독일 신학자 폴 틸리히 (Paul Tillich) 는 ‘궁극적 관심(Ultimate Concern)’이라는 말을 썻다. 인간은 궁극적으로 갖는 관심이 있는데, 그것은 종교에 대한 관심이라 했다. 지금은 종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는 하나, 무의식일 뿐 누구나 종말에 어떻게 될까 라는 종교적 관심을 잠재적으로 다 가지고 있음을 말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의미란 이와 같이 본인이 의식하든 못하든 우리의 언어와 생활속에 늘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한국인들은 이사한 집에 성냥이나 비누를 집들이 선물로 주기도 하는데, 돈으로 따지자면 그야말로 작은 것이 되겠지만, 성냥이 불꽃을 일으켜 활활 타오르듯, 또 비누가 많은 거품을 품어 내듯 재정적으로 활성화하여 많은 것을 얻으라는 뜻으로 주는 것이다. 또, 결혼이나 생일 잔치집에서 국수를 음식으로 내어 놓는 것은 사실, 많은 손님대접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라 생각하는데, 한국사람들은 의미를 부여하여 국수생긴 모양대로 행복과 평안속에서 국수길이 처럼 오래 살으라는 뜻으로 준비하는 것이라 이해를 하고 있다.

의미파악에는 문화적 차이도 있다. 오래전 어느 해, 교단 총회가 대의원들에게 큰 목욕수건을 총회참석 대의원 전원에게 선물로 주었다. 고급 수건이라 누구에게 선물하고 싶었다. 그것을 그 때 내가 공부하던 미국 신학교 교수에게 선물개념으로 주었더니 나를 부르는 것이었다. 그리고 묻는 말이 “이것이 무슨 뜻(의미)이냐?”였다. 하필 목욕수건이 선물인 까닭을 물은 것이다. 그는 신학적으로 좀 자유스러운 학자여서 우리개념으로 이상한 생각을 하고 받은 것이다. 사려깊지 못한 실수를 한 것으로 자책했던 기억이 난다.



어느 일본인이 쓴 <신앙에로의 여정> 이라는 책에는 여류작가 바르박크의 글 ‘소녀시대의 꿈’ 이야기가 나온다. 내용은 결혼 후 자녀를 낳아 멋진 아이로 키우고자 하는 꿈이었는데 첫 자녀를 낳고 보니 성장하는 과정에 그 아기는 어른이 될 수 없는 선천적 장애 아이였다. 소녀시절의 꿈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그 일로 꿈을 이룰 수 없는 죄절의 삶을 살았다.

어느 날, 그녀는 늘 그렇게 마음의 고통을 가지고 살아서는 않되겠다는 생각에서 어떤 의미있는 일을 찾아 보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마음을 바꾸어 장애아인 딸, 또는 그와 같은 아이들을 위해서 살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장애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와 씻겨주고, 먹여 주고, 보살펴 주는 일을 했고, 또 그런 기관에 후원금을 내기도 했다. 그렇게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게 되었고, 그러한 사랑의 보살핌은 오히려 스스로 자랑스러운 일로 여겨졌다. 그 후부터 자기 딸은 말 할 것도 없고, 아이들의 얼굴이 천사의 얼굴로 변하는 심리적 기쁨을 얻게 되었다. 삶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의미를 찾은 것에 보람을 느낀 것이다. 이와같이 의미의 실현, 즉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가치있다고 여겨지는 일을 찾아서 실행하고 살 때 인류양심이 변하고 역사가 변하는 놀라운 일이 나타나게 된다.

궁극적으로, 하나님이 내게 생명 주신 그 자체로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무엇인가 하든 못하든 살아가는 일은 그 만큼 뜻있는 일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다”라는 성경말씀처럼, 자신의 생활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여 살 때 살아가는 가치를 알게 되고 보람을 느끼게 된다. 때로, 이민 생활에 실패나, 어려움을 겪는다 해도 살아있는 그 자체가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히 살아야 한다. 의미파악을 하며 살 때, 살아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하는 것을 알게 된다. 다시말해 막 살아가서는 않된다는 것을 가르키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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