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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건 칼럼]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 총영사

우리는 즐겨 한일관계를 관용어처럼 ‘가깝고도 먼 나라’로 표현한다. 한류 열풍속에 양국은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밀접하고 친숙한 관계지만, 정치적,역사적 관계로는 너무나 멀고 먼 사이다. 우리에게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배상이 남아 있으며, 강제징용에 따른 보상 문제가 남아 있다. 더욱이 일본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사 교과서 왜곡,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우기는 막무가내식 자세로 우리를 자극하고 있다.

일본 아베 총리의 언행을 보면 과거 전범의 모습인 일본 제국으로 회귀하고 있으며, 제국의 개과천선을 바라는 간절한 기대는 무의미해졌다. 당연히 일본에 대한 우리의 인상이 반듯할리 없다. 언론에 연재되는 만평이나 드라마, 영화속 일본인들은 왠지 비열하고 엉큼하고 음흉한 모습으로 그려지며, 연출된다. 당연히 괴롭힘을 당한 처지라 괴롭힌 자에 대한 인상이 좋게 표현될리가 없는 분풀이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개최된 월남전 참전용사 기념행사에 나타난 시노즈카 다카시 주애틀랜타 일본 총영사가 귀빈들에게 주어진 꽃을 가슴에 달고, 행사에 참석해 미국 사회의 귀빈들과 환담을 나누고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이 한인사회에 회자되고 있다. 일부 참석자들은 우리가 준비한 보훈 행사에 전범 국가인 일본 총영사가 참석한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었고, 행사를 주최한 관계자들은 초청자 명단에도 없는데 어떻게 참석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한일관계는 겉 모습으로는 악수하며 웃는 우방국 관계이지만 상호 적대적 국민적 감정과 갈등, 대립이 존재하고 있는 물과 기름의 미묘한 관계이다. 이곳 애틀랜타에서도 보이지 않는 한일 감정이 남아 있다. 애틀랜타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할 당시 다카시 총영사는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망언을 서슴치 않으며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방해했다.



당시 주애틀랜타 한국 총영사관은 다카시 총영사의 망언에 대해 단 한마디도 대응하지 않았다. 또 우리 총영사관이 주최한 한인회 설립 50주년 기념 음악회인 한미 친선 우호음악회에 다카시 총영사는 귀빈석에 앉아 남의 잔치에서 자신의 외교 활동을 했다. 한인사회는 이렇듯 행사에 귀빈으로 정식 초대 되었는지도 모른체 다카시 일본 총영사가 당당히 얼굴을 나타내는 모습을 접하고 있다.

과거 식민지 시기와는 달리 지금은 격세지감의 시간이 흘렀지만, 한일간의 감정 싸움은 분명히 우리 가슴속에 지울수 없는 앙금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 따라서 한인사회가 주최하는 행사에 다카시 일본 총영사의 얼굴이 자주 보인다는 점을 가볍게 간과해서는 안된다. 개인적으로 지나친 상상인지 모르지만 한번이 아닌 여러번 한인 행사에 나타난 그의 행보가 의도적인 것은 아닌지, 한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동남부에는 약 25만의 한인이 거주하고 있고, 최근 3·1절 100주년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에는 애틀랜타 한인회 출범을 토대로 이민 역사 50주년 행사가 열렸다. 동남부 한인회연합회가 주최하는 한인 체육대회도 내년에 40주년을 맞이 한다. 동남부 및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한해 한해 튼튼한 뿌리를 내려가며, 백년대계 차세대를 위한 한인사회의 토대를 착실하게 쌓아가고 있다.

‘계주생면(契酒生面)’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평소에 남에게 술 한잔 대접 안 하던 사람이 어느 모임에서 준비한 술을 마치 자기가 준비한 술인양 생색을 내며 권하는 모습을 비유한 성어이다. 즉, 다시 생각해 보면 평소에 많은 은혜를 입고도 어느 순간 조금 도와준 것으로 온갖 생색을 다 낸다는 의미다. 이날 행사장에서 찍힌 기념사진 한장이 보여주는 이미지는 우리가 준비한 소중한 행사의 주객이 전도된 듯한 인상을 준다.

우리는 종종 언론에 보도되는 욱일기 형상에 관한 소식을 접한다. 전범의 상징인 욱일기를 통해 우리는 쓰라린 식민지배의 기억이 투시되고 있는 것이다. 일장기 말소 사건은 잊혀진 기억속에서 다시 한번쯤 기억을 소환해볼 가치가 있다. 1936년 나치 치하의 독일에서 열린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손기정 선수가 우승을, 남승룡 선수가 3등을 차지했다. 당시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지운 사진이 동아일보에 실렸다. 조선의 피를 끓게한 청년 손기정 선수와 일장기 말소 사건은 우리에게 지금도 통쾌한 기억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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