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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역사칼럼] 미국 노동절의 유래

생활에 필요한 재물을 얻기 위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노력을 하는 행위를 우리는 노동이라고 한다. 자기 자신의 사업 혹은 직장을 위해 하는 노동도 있고, 남의 밑에서 남을 위해 하는 노동도 있다. 특히 남의 밑에서 남을 위한 노동하는 경우에 상응하는 보수를 받으며 노동하는 사람을 ‘노동자’라고 부른다. 옛날에는 남을 위해 노동을 제공하고도 보수를 받지 못하던 사람을 대개 노예라고 했다. 그래서 근대 혹은 현대에 와서도 노동자는 고단함의 상징이기도 하고, 착취의 대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노동에 대한 대가를 많이 받으려는 노동자와 노동의 비용을 적게 지출하려는 고용주 사이에는 마찰과 대립이 생기는 것은 현대에 와서도 별로 희귀한 일이 아니다. 이런 마찰과 대립을 겪으면서 노동자의 고단함을 달래려고 각국에 노동절이 탄생했다. 미국 노동절(Labor Day)의 유래가 궁금하다.

노동 운동이 생기게 된 것은 대개 산업혁명 이후에 사회가 산업화 되면서부터이다. 산업혁명이 일어남에 따라 상품의 대량 생산을 위해 많은 인력이 필요하게 되고, 이에 따라 노동자의 수도 급증하게 되었다. 노동 인구가 많아지다 보니 노동자의 집단행동이 빈번해지고, 자연적으로 자본가와 충돌이 일어나게 되었다. 19세기 후반의 미국도 산업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노동 운동이 생긴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하겠다.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사회에서 노동 운동이 일어난다는 것은 뭔가 좀 어색하고 억지스러운 구석이 있다고 하겠다.

좌우간 미국의 노동절이 생긴 것은 1894년에 일어난 풀먼(Pullman)사 파업과 관련이 깊다. 풀먼사 파업이란 임금 삭감에 항의하기 위해 1894년 5월에 풀먼 철도회사 노동자들이 일으킨 집단 파업을 말한다. 이 파업에 연방정부가 개입하면서 많은 희생자가 생겼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클리블랜드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 파업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파업 노동자들에게 발포하면서 사망자가 수십 명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전국적으로 노동자들이 불만을 품게 되어 상황이 좋지 않게 변했으므로 이를 달래려고 미국 정부는 부랴부랴 노동절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때 당시 유럽의 많은 나라가 노동절을 5월 1일로 정했다. 하지만, 미국은 특별히 노동절을 9월 첫째 월요일로 정해 놓았다. 그 이유는 5월 1일은 사회주의 색채가 강하다는 이유로 미국이 꺼렸기 때문이다. 미국은 당시에 사회주의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던 때이다. 물론 미국은 지금도 사회주의에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공화당이 민주당을 공격할 때 사회주의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고 비난하고 있고, 민주당은 한사코 부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쨌든 미국은 메이 데이(May Day)인 5월 1일이 아닌 9월 첫째 월요일에 노동절을 기념한다.



사실, 메이 데이도 미국과 직접 관련이 있다. 다름이 아니라, 시카고에서 일어난 노동 운동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다.. 미국의 노동 운동을 대변하던 노동 운동 단체가 1884년에 자본가들에게 1886년 5월 1일까지 당시 하루 12시간의 노동 시간을 8시간으로 줄여 주지 않으면 전국적으로 파업을 일으키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나 자본가들은 1886년 5월 1일까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오히려 파업자들을 진압할 준비만 해놓았다. 결국, 노동자들은 5월 1일 전국적으로 총파업을 강행하게 되고, 경찰이 파업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6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낳았다.

그리고 헤이마켓이라는 곳에서 폭탄이 터져 경찰관 1명이 사망하는 일이 생기자 정부는 노동 운동가를 체포하여 사형에 처하는 일까지 생겼다. 이것을 훗날 헤이마켓 사건이라고 부른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유럽의 노동 운동가들과 사회주의자들이 1889년 헤이마켓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5월 1일을 노동절로 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럽의 많은 나라가 이것을 따르게 되었으며, 특히 공산국가들은 이날을 철저히 노동절로 기념하게 되었다.

어쨌든, 미국의 노동절은 9월 첫 월요일이다. 이렇게 노동절이 생기는 것을 계기로 노동자들의 근무 조건이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노동 조건이 좋아져 더 사회적인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현대에 와서 미국의 노동절에는 노동자들을 위한 행사는 거의 없다시피하고, 여름철의 휴가철을 끝내면서 들떴던 마음을 추스르며 재충전하는 날로 활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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