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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사색] 편 가르기 논쟁, 이젠 그만했으면

막다른 골목이란 더는 나아갈 데가 없는 거리를 말한다. 앞은 막혀 있고, 좌우로도 길이 없는 곳이다. 오로지 유일한 것은 온 길을 되돌아가는 방법밖에 없는 상태의 길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니 죽자 살자 달려온 것이 너무 허무하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혼자라면 미련 없이 다시 돌아가는 후퇴라도 하겠는데, 갈라치기를 하여쌍심지 켜지고 온 길이라 자신의 자존심을 양보할 기미가 없어 남은 것은 싸울 일밖에 없는 입장이다.

한국은 그와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일본강점기를 포함한 해방 이후에도 민족주의 반일과 친일로 맞서 싸웠다. 어려운 이론 갖다 붙일 일 없이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여 국권을 빼앗고, 국민을 죽이고 재산을 강탈해 간 역사가 있음에도 일본의 침략을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친일이 있어 민족주의 그룹과 친일그룹과의 상호비방이 해방된 지 75년이 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제국주의로 식민통치를 받던 아시아 국가들은 독립 후 여지없이두 동강 난 역사가 있다. 영국 지배를 받던 인도는 파키스탄과 분리 독립되었고, 한국과 베트남은 이념으로 남북으로 갈라졌다. 남의 나라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고, 북한은 공산주의 체제를 만들어 자유민주주의 체제 대한민국을 침략했다. 수백만 명의 사상자를 내는 전쟁까지 일으켜 금세기 우리 역사 최대의 비극을 만들기도 했음은 물론, 지금도 적대감으로 긴장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1960년대 후반부터 한국은 산업화를 시작하면서, 정치적으로 싸우는 형국이 되었다. 민주주의 세력의 군부독재에 대한 근 20여년간의 투쟁이 바로 그것이다. 이 기간에 영호남 간 보이지 않는 대립이 심화하였었으며, 또 다른 군부가 등장하여 1980년에는 광주에서 민주화를 바라던 수백명의 무고한 시민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금도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지 않고 있어 민주화 세력과 독재 세력의 후예들 사이의 정치적 대립이 날카롭게 형성되어 있으며, 여기에 반공 이념까지내세워 한반도 평화세력 대 친북이니 종북이니 하여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서초동에 촛불 시민이몇백만 명모였느니 광화문에는 태극기 부대도몇백만 명이 모였느니 하는 세 대결이 있었던 것 잘 알 것이다.

그런 사회현상은 국민감정을 양분화시킨 그 자체였다. 자기 생각과 조금만 다르면 완전한 적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끝과 끝을 달려가 이제 막다른 골목에 서로가 맞닿아 있는 상황이다.

자기 뜻과반대 입장이면 주저앉히고, 무너트리기 위한 모함이 일상화되고, 전문 직업화되어 있는 느낌이다. 상대방에 티끌만 한 실수나 단점이 보이면 사정없이 물어뜯는 동물들의 모습이다.

또 어떤 말 한마디가 나오면 개념 없이 달려들어 싸움을 유발하는 논쟁 꾼들도 있어 시끄럽기 짝이 없다. 최근 몇몇 인사들의 죽음에 대해서도 평가가 나누어져 극심하게 상호비방과 비판을 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적대감 속에서 사는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따져보면 그들이 국민정신을 양극화로 몰고 가고 피곤하게 만드는 주범들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것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또 다른 유형의 극한대립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념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남녀성(Gender) 평등, 자본의 소유와 무소유, 이런 부분에 대한 국민적, 정치적, 그리고 종교적 논쟁 역시 한국사회의 또 다른 막다른 골목 무대에올려질 것으로 보인다. 편이 갈라진 상황의 막다른 골목엔 파국밖에 없어 보여 걱정이다.

사회발전 이론을 보면 반대가 있어야 어떤 사안에 균형 잡힌 형국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한다. 평화가 있을 때는느슨해지기 마련이다. 사실, 싸울 때가 힘 있는 때다. 조선 시대 때 당파는 시끄럽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사상도 형성되고, 정치가 좌우로 쏠려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해가 될법하기도 하지만, 심한 논쟁이 국권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의 감정이나 의식을 피폐하게 만든 것으로 분석한다.

사사건건 심한 반목과 대립은 분열, 또는 편 가르기를 불러와 사회통합에 커다란 장애 요소가 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각자 맡은 바에 충실하기만 하면 자연적으로 서로 통하는 좋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장석민 목사 / 빛과 사랑교회 담임, 언더우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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