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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반이민법 '먹구름' 도라빌 현장 르포

권순우 기자
권순우 기자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1/05/16 08:22

어딜 가도 '조지아 엑소더스' 걱정
법 시행 관망… 비즈니스 구조변화 불가피

네이선 딜 주지사가 애리조나식 불체자 단속법에 서명한 지난 13일, 도라빌 뷰포드 하이웨이 선상의 모습이다. 한때 많은 히스패닉계 주민들이 도보로 이용했던 것과는 달리 도보에는 히스패닉 주민들을 찾아보기가 쉽지않다.  <br><br> <br><br>

네이선 딜 주지사가 애리조나식 불체자 단속법에 서명한 지난 13일, 도라빌 뷰포드 하이웨이 선상의 모습이다. 한때 많은 히스패닉계 주민들이 도보로 이용했던 것과는 달리 도보에는 히스패닉 주민들을 찾아보기가 쉽지않다.



"고향같은 조지아 떠나기 쉽지않아,
그냥 현재 내일 계속 하고 싶을 뿐"


네이선 딜 주지사가 애리조나식 불체자 단속법안(HB-87)에 서명하던 지난 13일 오후. 히스패닉계 노동자들의 만남의 장소인 도라빌 뷰포드 하이웨이 선상의 '뷰포드 하이웨이 플리마켓' 근처는 평소보다 한산했다. 일감을 찾아 서성이는 히스패닉 일용직 노동자들의 수도 예전보다 줄어들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가게 앞에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구하려 줄지어 서있었다. 뷰포드 하이웨이를 따라 걷는 보행자들도 눈에띄게 줄었다. 히스패닉 노동자들이 주로 이용했던 일부 식당과 체크 캐싱 업소들도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네이선 딜 주지사가 애리조나식 불체자단속법안에 서명한 지난 13일 도라빌 뷰포드 하이웨이 길가에 하루 일거리를 기다리다 지친 히스패닉계 노동자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 <br><br> <br>

네이선 딜 주지사가 애리조나식 불체자단속법안에 서명한 지난 13일 도라빌 뷰포드 하이웨이 길가에 하루 일거리를 기다리다 지친 히스패닉계 노동자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


◇이민사회 '먹구름'= 플리마켓 근처에서 사진을 찍고있던 기자에게 2명의 히스패닉 노동자들이 다가왔다. 일꾼 구하러 온게 아니라는 기자의 말에 그들의 얼굴엔 실망스런 빛이 역력했다. 그들은 "조지아를 떠난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과테말라 출신의 루이스씨는 한숨을 내쉬면서 "너무 많아서 셀 수 없을 정도다. 하루에도 수백명이 떠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투른 영어로 "반이민법이 문제"라는 말을 반복했다. 옆에 있던 니콜라스 씨는 "주로 마이애미나 노스 캐롤라이나 등으로 떠난다"면서 "일자리가 없어 가족을 부양할 수 없으니 나도 곧 떠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 애리조나 사태와 마찬가지로 조지아 주에서도 불체자 단속법 제정에 따른 가장 큰 피해는 이민사회 이탈이다. 특히 가장 큰 소수계인 히스패닉계 노동자들이 이탈은 한인 비즈니스에도 여러모로 영향을 미친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반이민법 제정으로 10만여명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됐다.

조지아의 히스패닉계 이민자들도 법이 발효되는 오는 7월까지 사태를 관망하면서 떠날 채비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제리 곤잘레스 라티노 공직자협회 회장은 "지난 13일 주지사가 불체단속법안에 서명한 뒤 조지아주를 떠나야 할지를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실제로 빠져나간 주민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애리조나주의 '엑소더스' 현상이 조지아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우린 일하고 싶다" = 도라빌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한 의류도매상을 찾았다. 이곳에서 일하는 과테말라 출신의 한 남성은 "12년전 조지아로 건너와 10년간 이 곳에서만 일했다"며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걱정했다. 그는 "과테말라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챔블리시에서는 경찰 단속이 요즘 부쩍 강화됐다. 아는 사람 2명은 벌써 펜실베이니아로 떠났다. 단속이 쉽지않은 조지아주 북부의 농가로 떠난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반이민법이 발효되면 주를 떠나겠냐"는 질문에 "다른 주라고 다를바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에콰도르 출신 아내를 만난 것도, 아들을 낳은 것도 여기 조지아이고, 제2의 고향같은 조지아를 떠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또 "많은 돈, 좋은 차도 필요없다. 그저 가족이 함께 먹고살 수 있을 만큼의 현재 내 일을 계속 하고 싶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업체의 한인 오너 김모씨는 "그동안 합법적인 신분을 만들어주려고 무던히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면서 "일리노이나 유타, 루이지애나 주 등으로 옮겨가는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막상 법이 시행되면 어쩌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HB-87과 같은 불체자 단속법은 조지아에는 사실상 필요없는 것 아니냐"면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뿐"이라고 걱정했다.

◇아시안 비즈니스 구조변화 불가피= 이민 노동자들이 대거 이탈하면 무엇보다 아시안 비즈니스업계가 직격탄을 맞는다. 마트와 식당, 그리고 세탁소 등 히스패닉계 일용직 노동자들이 필요한 업주들은 인건비 상승 등 반이민법 여파를 감수해야 한다. 일부 업종들은 아예 비즈니스 구조를 바꿔야할 지도 모른다.

둘루스에 있는 이사업체의 한 관계자는 반이민법 시행과 관련 "이제 로컬이나 장거리 이사는 포기해야 한다"며 "불체자 노동자들과 함께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사업계는 히스패닉계 인력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누가 이 정도의 품삯으로 무거운 짐을 나르겠냐"면서 "앨라배마 지역으로 반입되는 해외이사 물량을 물색하는 등 사업방향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챔블리나 도라빌지역 식당들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한 식당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이 지역에선 종종 중국계 부페 식당이 매물로 나온다. 중국인협회의 로니 왕 체어맨은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어려움을 토로하는 업주들은 많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식당들이 히스패닉계 종업원들 없이 운영이 쉽지 않기 때문에 아시안 비즈니스가 상당한 타격을 받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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