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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4%대 급등…모기지 시장 요동

‘마지막 기회…더 오르기 전 묶어두자’ 심리 확산
금리 상승으로 주택시장 전반에 ‘불확실성’ 가중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자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대로 급등하면서 모기지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최근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 14~18일 모기지 신규 신청 건수는 13% 증가했다. 계절 조정치를 감안한 증가율은 19%에 이른다. 이 같은 현상은 금리가 오르면 모기지 신청이 줄어드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정반대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감세와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재정지출을 통해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힘입어 대선이 끝난 이후 모기지 금리가 오르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모기지 대출 신청이 급증한 것은 향후 금리가 오를 것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대출을 확보해두려는 움직임으로 금융권은 분석하고 있다.

애틀랜타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마지막 급행 열차에 오르려는 심리”가 모기지 신청 급증을 초래하는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 대출받아 집을 사는 사람들에겐 희소식은 아니다”라면서도 “30년 장기금리가 오르고 앞으로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거래를 서두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2월에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대출 이자가 올라갈 것이 뻔하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이자 끝물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모기지 금리가 단기간에 4%를 넘어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지만, 역대 최고치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편에 속해 매입 시기를 앞당긴다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의 모기지 대출 관계자는 “주택 매입을 고려하는 이들이 정치를 어느 정도 고려하는지 알기는 힘들다”면서도 “다만 지극히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오히려 지금 금리가 가장 낮다고 생각하고 모기지 신청에 나섰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지아와 앨라배마주에서 활동하는 피터 백 부동산 대표는 “집을 사려고 마음을 먹고 기회를 보던 고객들이 최근 대선이 끝나며 시장 변화가 생긴 데다 앞으로 금리 인상이 확실시 된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어 더 기다리기보다는 지금 행동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또 “겨울이면 잠재적인 바이어가 줄어 거래가 뜸해지지만 내년으로 매매시기를 넘기면 적어도 1, 2월은 그대로 흘려보내고 3월에 가서야 매매가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 판매자로선 예를 들어 매월 1000달러씩 내면서 내년 3월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주택 가격을 4000-5000달러 내리는 대신 지금 시장에 내놓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판단, 서두르는 심리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CNBC는 최근 채권시장에서 매도세가 심화하면서 모기지 금리의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30년 만기 모기지의 평균 고정금리는 4%를 넘어섰다. CNBC는 이 같은 금리 수준이 당초에는 내년 중반에나 올 것으로 기대됐었다고 전했다. 국책 모기지 보증기관인 프레디 맥이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 평균은 1주일 전의 3.94%보다 높은 4.03%였다.

매튜 그래험 모기지뉴스데일리 최고운영책임자는 “현장 상황은 패닉이다. 손실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많은 이가 지난주 반전을 기대하며 기다렸지만 반전은 없었다. 지금이라도 대출 이자를 묶어 두거나 시장 반전을 기다리거나 힘든 선택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모기지 전문가는 “당분간 주택 구입이 늘어나 내년에는 모기지 신청 건수가 1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높은 금리는 강한 경제를 반영하는 것이며 강한 경제는 강한 주택 구입 물량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모기지 금리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추세적으로 따르는 경향이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돈은 채권시장에서 대거 빠져 나와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증시 급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반적 경제성장을 촉진하며 특히 은행업계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믿음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모기지 금리 상승세는 이제 겨우 동면기를 벗어나 회복중인 주택시장에 재를 뿌리는 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택 가격은 지난 몇 개월 동안 주로 매물 부족 때문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동안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 덕분에 빠른 회복세를 보여, 소득과 고용 증가율보다 주택 가격의 상승세가 훨씬 가파랐다. 그러나 앞으로는 금리 상승이 빠른 속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재융자 시장은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허겸·김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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