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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탕감, 정직함으로 해결합니다”

12만불 돈가방 주인 찾아준 한인 청년
시카고서 50개 셀폰가게 모두 잃은 뒤
빚 탕감 회사로 재기…애틀랜타 진출

“신용만큼은 자부합니다.” 시카고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큰 셀폰 비즈니스를 경영하던 데이빗 이(David Yi·이동수) 대표는 2009년 금융위기가 불어닥치며 한순간에 빚쟁이로 전락했다.

무려 50개에 달하던 매장은 온데간데 없어졌고,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한 돈 250만 달러를 모두 날렸다. 혹독한 시련을 겪으며 갈 곳이 없던 그는 6개월간 차에서 지냈다.

“모든 사업체가 사라지고 크레딧카드 빚만 20만 달러였어요. 한순간에 무너지더군요. 하나님이 가져가시나, 이유 있는 연단을 주시나 생각했던 시절입니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각오를 다진 그는 전공인 파이낸스를 살려 ‘채무 탕감’ 비즈니스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1975년 뉴저지로 이민 와 줄곧 살다가 시카고로 옮겨 다니던 로스쿨 3년 차에 바꾼 전공이었다.



그리곤 셀폰 비즈니스를 하며 좋은 인연을 맺은 시카고 한인 신문사들을 찾아가 “3개월 후 광고비를 주겠다”고 약속하고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재기의 몸부림 끝에 결실을 봤고, 신문 광고비 약속도 지켰다.

그는 추운 시카고를 떠나 남동부로 가고 싶다는 오랜 바람을 실천에 옮기려 2년 전 애틀랜타에 ‘O3 컨설팅’을 열었다.

시카고에서 사용한 ‘에버트러스트(EverTrust)’라는 사업체 이름이 애틀랜타에서 ‘O3’로 바뀐 데 대해 이 대표는 “조지아 법이 금융관련 회사에 ‘트러스트’(Trust)라는 단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는 주정부의 유권해석을 받은 뒤 지구를 덮는 오존처럼 뻗어 나가겠다는 희망을 담아 새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1996년 길거리에서 지퍼백을 주웠다. 그 안에는 12만 달러 상당의 현금과 체크가 들어있었다. 그 시절 대졸 신입사원의 연봉은 3-4만 달러 정도. 그는 서슴없이 주인을 찾아 돈을 건네줬다. 한 식당 주인이 언론사에 알리면서 ABC, NBC, CBS 등 미국 방송들과 시카고 트리뷴 등 신문들이 달려와 취재한 뒤 보도했다. 또 공중파 방송의 유명 토크쇼에 게스트로 출연하는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졸업하고 4개월째 직장을 찾던 이 대표에게 보름 만에 무려 120여곳의 회사가 입사 제의를 해왔다. 고액 연봉을 받고 푸르덴셜증권에 입사한 그는 개인 사업을 하려고 직장을 그만두기 전까지 매니저로 고속 승진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10년간 빚 탕감 비즈니스를 해오면서 시카고에서 확보한 고객만 1000여 명. 고객에게는 항상 ‘정직함’으로 승부를 건다고 했다.

“빚 탕감은 대단히 민감한 문제입니다. 제가 극복한 경험과 파이낸스 전공 지식, 그리고 큰 미국 회사에서 쌓은 노하우를 전부 동원해 고객의 사정을 잘 살피고 최대한의 혜택을 선물할 수 있도록 노력하죠. 신뢰가 쌓인 분들이 지인에게 전하며 입소문이 나면 비즈니스가 잘 안될 수가 없습니다.”

이 대표는 앞으로 6개월 내에 텍사스주에도 지점을 개설할 계획이다. 또 1년 안에 캘리포니아에도 진출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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