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인회관 유지부터 매각까지 ‘10인10색’
전 한인회장들이 생각하는 세계 최대 한인회관 처리방안
19일 노크로스 한인회관에서 모인 전현직 한인회장들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한인회관 처리 문제를 비공개로 논의했으나 세가지 방안에 대해 접점을 찾지는 못했다.
은종국 전 한인회장은 토론에서 “김일홍 현 회장이 여러 문제를 많이 안고 있어 직접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전직 회장들이 나설 이유가 없다”고 운을 뗐다. 다만, 구입 당시를 돌이켜보며 “회관이 불타자 빨리 집을 사야 한다고들 했을 때 장기적으로 보자는 의견을 냈었다”며 “과연 이곳이 한인회관으로서 합당한가에 대한 이견은 아직도 있다”고 말했다.
은 전 회장은 또 “I-85에 가깝고 좋다고 해서 합의했고 회관이 들어서면 한인 업소들이 이쪽으로 오지 않겠나 생각했지만, 그러질 않았다”며 “둘루스나 스와니 중심가에 2에이커의 땅을 사고 한인회 사무를 보는 방식도 검토했었다”고 덧붙였다.
송준희 전 회장은 회관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전제한 뒤 “과연 돈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인가, 돈을 들여 아무리 고쳐도 안 된다면 아깝더라도 매각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송 전 회장은 이어 “100-200명으로 후원회를 구성해 2000-1만 달러씩 내 천정을 고치면 좋겠지만 (매각한 뒤) 한인이 많은 귀넷에 한인회 사무실을 만들고 학교를 빌려 행사를 치르는 것도 좋을 듯 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일부 참석자들도 “(행사 공간은) 교회도 많이 있다”고 거들었다.
김의석 전 회장은 “일차적으로는 건물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수리비 견적을 뽑고 2차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흑자 유지를 위한 운영위원회를 둬 리모델링 비용을 산정하자”며 “흑자를 낼 수 있으면 (매각하지 않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동산 브로커로 오랜 기간 일해온 박진호 전 회장은 “현재 회관을 매각을 했을 때 가격은 지금 아주 좋은 시기”라며 한인회관 매각 자체는 어렵지 않은 일이라는 의견을 냈다. 그는 “지붕은 20년 넘으면 으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관리라는 것은 원 덩어리가 좋으면 쉽고, 여기 터지고 저기 터지면 관리가 제대로 안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백규 전 회장은 ‘매각설’이 거론되는 현실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김 전 회장은 “김윤철씨가 한인회장이 되면 경제적 문제로 한인회관을 매각하려 한다는 얘기가 한인사회에서 나와 총대를 메고 지키려고 했다. 그러다 권기호 이사장과 샘스클럽에서 김윤철씨 얘기를 하다 서로 언성이 높아진 뒤 한인회가 매각 공청회 기자회견을 가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일홍 회장은 “권 이사장이 고성이 오간 뒤 ‘이참에 건물도 낡았으니 팔자’고 내게 말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사장의 일을 한인회장이 막지는 못해 기자회견에서 건물 운영에 관한 설명만 하겠다고 했다. 한인회관 관리 문제는 그동안 이사회가 열릴 때마다 꾸준히 논의돼 온 현안”이라고 답했다.
김백규 전 회장은 약 50만 달러의 수리비가 든다는 지붕과 관련해 “건물을 샀을 때 개런티는 못 받았지만 전 건물주가 지붕을 새로 한 지 3년밖에 안 됐다고 말했다”며 “전임 배기성 회장 때에도 없었던 문제가 지금 불거지고 있다. 결국에는 관리의 문제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 전 회장은 회의가 끝나고 옥상에 올라 지붕을 직접 살펴봤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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