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행 아시아나항공 기내서 70대 남성 심장마비 사망
아시아나항공과 한인 탑승객 박모씨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지 2~3시간 후 발생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출발, 인천과 시카고를 차례로 거쳐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까지 가던 A씨(76)가 심장마비 증세를 보이다 쓰러졌다. 승무원들이 심폐소생술로 응급 조치를 하고 마침 기내에 탑승해있던 전문의가 치료를 도왔으나 곧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A씨 시신은 시카고 착륙 후 경찰을 통해 가족에 인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시카고 지점 측은 “사망자 신원은 마닐라에서 출발한 76세 남성으
로 한국인은 아니다"라며 "사인은 심장마비”라고 확인했다.
아시아나측은 회항 등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데 대해서는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면 절차에 따라 다른 조치를 취했겠지만, 기내에 탑승했던 의사가 사망 판정을 내려 시카고 도착 후 시신과 여권을 경찰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이어 “건강이 좋지 않은 노약자나 임산부의 경우 탑승 전 주의를 당부하지만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기내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부연했다.
사망한 A씨의 앞쪽 좌석에 앉아 있었다는 박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탑승 때 휠체어를 타고 있던 분이었는데 혼자 여행하는 것 같았고 안색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아 유심히 봤다”면서 “기내에서도 더운 지 웃옷을 벗고 있어 몸이 안 좋구나 생각했다. 출발 후 2~3시간이 지났을 무렵 갑자기 쓰러져 놀랐다”고 말했다.
박씨는 “승무원들이 응급 조치를 하고 의사를 찾았지만 곧 사망했다. 승무원들이 시신을 의자에 눕히고 모포를 덮어 놓았으나 키가 커서 다리가 통로까지 나왔다”면서 다른 승객들이 기내를 오갈 때 피해다녀야 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이후 약 10시간 동안 비행하며 식사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마음이 불편했다”며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박씨에 따르면 오헤어공항 도착 직후 구급 대원들이 기내에 올라 사망자를 확인했다. 이어 짐을 챙기던 승객들에게 착석을 요청한 뒤 들것을 들고 다시 돌아와 시신을 운구했다.
노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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