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시카고 사람들 48] 70대 중반 나이 무색한 젊은 인생

남가주서 시카고로 이주한 김무웅씨

김무웅(75•사진)씨 서재에는 컴퓨터 모니터가 3개다. 자료를 찾아 글을 쓰는데 보탬이 될까 해서다. 한국의 문학평론가 이어령 교수가 모니터 6대를 사용한다는 얘길 듣고 힌트를 얻어 최근 연결했다고 한다. 늘 공부를 하고, 칼럼을 쓰고, 이를 일간지에 기고해 왔다. “물을 계속 흐르게 해야 한다”면서 노년 생활을 위한 계몽의 글을 주로 써오고 있다.

그는 젊게 산다. 여전히 훌쩍 여행을 떠나기를 좋아해서 차 뒤에 매다는 레저밴(RV)을 아예 장만했다. 이달 중순엔 네덜란드 암스텔담 여행 일정이 잡혀있다. 다큐멘터리 국제 영화제인데 이 여행은 시카고의 맥아더재단 저널리즘&미디어 디렉터인 딸과 아내가 동행한다.

그의 미국 생활은 40년째지만 시카고 생활은 5년이 조금 넘었다. 남들이 선벨트로 이주한다고 할 때 그는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OC)에서 거꾸로 시카고에 왔다. 시카고대학 정책대학원인 해리슨칼리지를 나와 여기서 직장까지 잡은 딸 혜연이 낳은 손주 3명을 가까이서 돌봐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매주 월, 수요일은 손주 보는 날로 정해져 있다. 딸보다 한 살 위인 아들 범식도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매릴랜드에서 연방정부 소셜워커로 근무하고 있다.

그에게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1979년 1월 미국에 왔어요. 당시 아이들이 여섯살, 일곱살이었는데 제 스스로 이민자의 표본이 되고자 했어요.” 그는 자녀교육을 위해 세탁업을 시작했고 자녀들이 독립하니 돈을 벌어야 한다는 동기가 사라지더란다. 2001년 그는 세탁소를 정리하고 은퇴했다가 60을 넘긴 나이에 아이디어와 배짱 하나로 뉴포트비치 리조트에 있는 ‘매리엇 버케이션 클럽 인터내셔널’ 호텔 마케팅 매니저가 되어 당시 18만달러의 고액 연봉을 받았다. LA지역에서는 화제가 됐었다.



“시카고요, 오렌지카운티 보다 지식층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적응하려면 긍정적인 면을 보아야 합니다.” 그가 날씨 좋은 그곳에서 왜 이곳으로 왔느냐는 주위 사람들의 질문에 늘 하는 대답이다.

“나이 들수록 공부를 더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젊은 사람들 대화에 낄 수 있어요.” 그는 요즘도 매달 3권 이상의 독서를 한다.


도태환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