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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본 시카고, 시카고 사람들] 늘 그리운 ‘제 2의 고향’

전권수

얼마 전 워싱턴 DC에 첫눈이 내렸다. 첫눈 치고는 제법 많은 양이었다. 눈을 보면 늘 시카고가 생각난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입버릇처럼 시카고는 ‘제 2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왜 제 2의 고향이냐고?

10년 전, 큰 짐 2개를 들고 처음 미국 땅을 밟았다. 젊은 날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만들어보겠다는 패기 하나로, 당차게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렇게 시작한 미국 이민. 정확히 말하자면 미국 생활 정도로 정의하는 것이 맞겠다. 적어도 2009년 가을에는 잠깐 머물다 갈 줄 알았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시작한 미국 생활을 10년째 이어가고 있다. 시카고를 거쳐 워싱턴 DC에서….

그런데 채 20개월도 살지 않은 시카고에서의 생활이 기억에 가장 오래 남아 있다. 친정과 같은 중앙일보에서 미국 생활을 이어갔고, 미국을 제대로 알게 해준 스승과 같은, 그런 곳이기 때문이다.

시카고에서 생활하며 마주한 다양한 분야 한인들과의 미팅은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돌이켜 보면 이해 안 될 것도, 어색할 것도 없지만, 한국에서 30여 년을 살고, 10여년 기자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생활과 비교하면 낯선 면들이 없지 않았다.



그렇게 짧고 굵게 보낸 시카고는 제2의 고향임에 분명하다. 미국 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따뜻하게 내밀어준 많은 이들의 손길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길 이름은 왜 이리도 복잡하지? 온도는 왜 화씨야? 거리는 또 마일? 이렇듯 소소한 모든 것들이 어색했던 그 시절. 하나 하나 알려주고 따뜻하게 맞아준 많은 이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그 분들이 있어 자신있게 제 2의 고향은 ‘시카고’라고 말할 수 있나 보다.

혹자는 “너무 추워 사람 살 곳 못 된다”, “그 바람은 어쩌고!” 하며 혀를 내두르지만, 나에게 시카고는 한결 같은 따뜻함으로 고단한 시간을 위로해준 그런 도시이다.

내년에는 개인적으로 뉴욕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날이 추워지고, 새해가 시작하는 시기에 나름 큰 결심을 했다. 20년 동안 봉급을 받던 나에게 독립이란 많은 의미가 있다. “그래 드디어 하고 싶었던 것을, 내 것을 하는구나” 하는 기대감. 하지만 모든 걸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 낯선 곳에서 시작한다는 부담 등 복잡한 감정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새 출발을 앞둔 지금 제2의 고향 ‘시카고’가 더 많이 생각난다.

인도의 사원에서 본 무명 시인의 글귀를 되새기며 그립고 고마운 시카고 한인들께 2019년 새해 인사를 대신한다.

*** 아름다운 꿈을 향하여 ***

인생의 슬픔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도달하려는 목표가 없는 데 있다.
꿈을 실현하지 못한 채 죽는 것이 아니라,
꿈을 갖지 않는 것이 불행한 것이다.
새로운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 불행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을 하려고 하지 않을 때 이것이 불행한 것이다.
하늘에 있는 별에 닿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도달해야 할 별이 없는 것이 부끄러운 노릇이다.
실패는 죄가 아니며 바로 목표가 없는 것이 죄악이다.
너와 나의 가슴에
아름다운 별을 달고 손잡고 나가자.

*필자는 KBC 광주방송, 중앙일보를 거쳐 2019년부터 뉴욕에 엠파이어 여행사(전화: 888-926-8898)를 설립,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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