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합의하고 끝냅시다"
반이민 분위기 속 합의 급증
임금 소송이 발목 잡을까 우려
#. 한식당을 운영해온 한인 업주는 히스패닉 여종업원이 노동청에 제기한 소송(1만6000달러)과 관련, 심리 과정을 거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6000달러에 합의 제안을 해왔다. 업주 측 변호사는 상대가 소송을 빨리 끝내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 노동법 관련 소송이 조기 합의를 통해 마무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인 변호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동법 소송과 관련, 갑작스러운 합의 제의나 실제 합의를 통해 소송이 마무리되는 사례가 평소보다 20~30% 늘었다. 변호업계에서는 최근 이러한 추세를 '이상 현상'이라 할 만큼 특이하게 보고 있다.
특히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반이민정책 시행으로 인한 서류미비자 단속 분위기와 맞물려 생겨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즉, 괜히 소송이 장기화돼 법정으로 갔다가 신분문제가 되레 발목을 잡을까봐 걱정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진 탓이다.
한 노동법 변호사는 "요즘 언론 등을 통해 불법체류자도 법원에서 체포될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고 서류미비자에 대한 단속 움직임이 있다 보니 실제 히스패닉 노동자들이 움츠리는 분위기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노동법 소송을 제기한 사람들 중에는 신분상 서류미비자인 히스패닉이나 한인들이 많다 보니 신상이 밝혀지는 게 두려워 조기에 합의를 요청해 마무리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법조계에서 노동법과 관련 합의(settlement)나 중재(mediation) 사례가 늘어나는 이유로는 주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인한 법정 폐쇄 등 인력 부족 때문에 합의를 종용하는 추세인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법정폐쇄와 인력 부족으로 소송 기간 연장 및 스케줄 지연 등으로 불필요한 변호 비용 등이 늘어나면서 조기 합의를 통해 소송을 마무리하려는 셈이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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