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사람들] 나(김)은옥 지휘자
"재능을 사회에 기부할 수 있어 기뻐요"
유럽에서 하던 오페라 가수를 계속해서 하고 싶었던 그에게 9·11이 터지는 바람에 영주권자로서 오디션을 따는 것이 여의치 않았던 시절을 보냈다. 당시 100군데를 신청해서 회답을 받은 곳은 딱 2군데였을 정도다.
한국으로 돌아가려던 차에 멤피스의 유학생이었던 현재의 남편을 소개받아 결혼에 골인했다. 2003년도의 일이다.
나씨는 요즈음 하는 일이 많다. 40대 여성들의 봉사단체인 여성중창단 GL을 지휘하며 양로원을 찾아가고 매주 월요일마다 핸드벨을 연습하기도 한다. 성정하상 성당 은총 실버대학 합창단을 지휘하고 있고, 에버그린 노인대학 합창단 지휘도 준비 중이다.
미국 직장에 다니는 남편과의 사이에 두 딸이 있다. 큰 딸은 고등학교 2학년, 작은 딸은 중학교 3학년인데 버팔로 그로브에 산다.
나 씨 부부는 여름 방학을 맞으면 항상 캠핑을 즐긴다. 위스칸신 델, 도어 카운티 그리고 미시간주의 모래 캠핑장을 가곤 했다. 최근에는 위스칸신의 데블스 레익에서 돌산을 등반하는 캠핑을 즐긴단다.
나 씨는 시카고 한인사회서 자신의 재능을 통해 봉사할 수 있음을 감사히 여긴다. 그는 "건강할 때 제가 가진 탤런트를 기부할 수 있다는 것이 기뻐요. 저의 재능이 필요한 곳에 쓰임 받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라며 웃는다.
‘나비부인’의 프리마돈나로 명성을 떨치던 그는 아직도 꿈이 있다. 예울림 여성합창단을 지휘하면서 한가지 프로젝트를 구상 중인데 푸치니 작품 '수녀 안젤리카'를 공연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인 사회에 나가 봉사하고 있는 그에게 집안에서도 밀어주고 있다고. 남편과 두 딸은 적극적으로 한인 사회에 나가 봉사 활동을 펼치는 일을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오늘도 합창단을 지휘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나(김)은옥씨의 발걸음이 가볍다.
James Lee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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