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과연 그럴까?

살아가는 동안 모든 일에는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 없이 일을 맞게 되면 예기치못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분명한 뜻과 목적이 세워져 있지 않으면 그일을 향해 걸어가는 길 위에서 주저하게 되고, 때론 전혀 다른 방향으로 그 일이 왜곡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 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는 그일을 끌고 나갈 수 있는 체력의 문제이다. 더 중요한 요소는 흔들림 없이 굳건히 정진 할 수 있는 뚜렷한 의지의 문제이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은 이유도 모르고 목적도 없이 시간과 공간 속으로 우연히 내던져진 존재라고 말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어디를 가야할 지 목적지도 모른 채 기차역에 앉아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무엇인가. 잘못된 길 위에 놓여져 있는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불안과 권태 속에서 앞길이 불투명한 가운데 시간을 탕진하고 있는 것과 같다. 죽을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죽음 앞으로 끌려가고 있는 것과 같다.

그저 의미없이 현실적인 필요를 채워가는 것으로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나를 지으신 이의 마음도 과연 그럴까?



길가에 심겨진 들꽃도 입히시고 먹이시거늘, 고개 숙인 작은 할미꽃 한 송이도 그저 태어나 자라는 것이 아니거늘, 하물며 우리에게는 어떠하실까?

할미꽃

종일 구부리다가 네가 생각나
잔뜩 엎드린 너를 보려고
나도 잔뜩 엎드려 본다

너의 걸음과 나의 걸음 사이
가까운 듯 하였는데 여전히 멀어
네 소리가 듣고 싶어 네 옆에 산다

소음과 발길이 끊어진 새 세상
바람에 스쳐가는 소리만 들리고
너는 나를 보고 있다

넌 어느 새 웃고 있다
온 세상 사람이 웃어도
엎드린 너의 웃음만 내게 들린다

고개든 날보다
고개 숙인 날이 좋아
온종일 너를 향해 고개 숙인다

[시카고 문인회장]


신호철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