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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목사의 이민과 기독교] 영어냐, 모국어냐?

지방소도시의 작은 한인교회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도 청소년부를 위한 영어설교자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교회는 미국인 집사님과 협력하여 교사들이 한국어와 영어를 혼용하여 가르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중고등학생들이 부모님과 집에서 지내는 것처럼 한국어를 알아 듣고 또 중요한 시간에는 영어를 사용하면서 내실 있고 건강한 신앙교육이 가능하더랍니다. 영어는 이곳에서 자란 아이들과 대화하는 통로가 되지만, 우리가 자녀들에게 교육하고 싶은 내용은 신앙과 삶의 태도이니까요.

영어냐, 모국어냐? 미국의 이민교회들은 역사적으로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위해서 끊임없이 하는 고민입니다. 미국에서 자라서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자녀들과 신앙과 가치를 전하기를 원하는 부모님들의 간극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어를 쓰는 설교자와 지도자는 고국이 아닌 미국의 신앙과 삶을 자녀들에게 가르칠 테니까요.

미국은 독립 이전부터 유럽 여러 나라로부터 이민자들이 정착했습니다. 그들은 도착한 후 곧 자신들의 예배당을 세우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예배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해 받지 않고 모이고, 예배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지역별로 강한 교회가 있어서 소수가 박해 받는 유럽의 환경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신대륙이었습니다.



많은 소수 유럽의 종교인들이 미국으로 이주를 선택했습니다. 그 중에는 모라비안이라고 부르는 개신교 경건주의 공동체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1722년 보헤미아(현, 체코 지역) 지역에서 천주교의 박해를 피해 독일로 피신해야 했습니다. 이들 중 일부가 미국으로 이주하여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등지에서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 수 있었습니다.

모라비안들은 신앙을 기초로 삶을 실천하려 하였습니다. 모두를 형제 자매로 부르며 교회와 학교를 세우고 “베들레헴,” “나사렛”처럼 신앙을 위한 자신들의 마을을 이루었습니다. 엄격하고 거룩한 생활을 위해 공동생활을 하며 세상과는 구분된 반쯤은 수도원 같은 믿음과 삶을 지키려 했습니다. 자급자족을 선호했지만 외부인들의 방문을 환영하고 서로 관계를 지키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부모들은 당연히 자신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와 삶을 자녀들에게 가르치길 원했습니다. 무엇보다 세상에 물들지 않은 자녀들을 기대했습니다. 청결하고 근면한 신앙인이 되고, 담배를 금하고, 어두운 방에 홀로 있지 않고, 외부인을 만날 때에 지켜야 할 원칙 등을 지도했습니다.

자녀들은 부모들을 따랐지만 부모와 같을 수는 없었습니다. 자녀들이 독일어를 사용하는 일은 이러한 전통을 지켜나가는데 핵심이었습니다. 어른 세대는 적어도 예배나, 장례식 등 중요한 일은 반드시 독일어를 쓰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독일어를 모르고, 영어를 사용하는 자녀 세대들에 대해 부모들은 많이 놀랐을 것입니다. 미국에서 자라 성장한 모라비안들을 더 많은 자유와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일에 관심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모라비안들은 구분된 공동체보다는 미국의 한 교단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유럽인들이었던 모라비안들과 아시안 소수 민족인 한인들의 형편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자녀들에게 믿음과 삶을 교육하고 싶은 마음은 매 한가지 일 것입니다. 영어를 편안해 하는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때문에 한인교회에는 영어 설교자들이 필요합니다. 영어 뿐아니라, 우리가 전하기 원하는 신앙과 삶의 모습도 분명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처럼 믿고 살라고. [교회사 박사, McCormick Seminary]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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