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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 국제칼럼]만신창이가 된 한국 경제 (2)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6/12/15 07:27

가계부채 폭등: 2016년 12월 현재 한국의 가계 부채 총액은 약 1,330조 원이며, 내년에는 약 1,460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총액 규모 자체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증가 속도이다. 곧잘 빛의 속도에 비유되는 한국 가계 부채는 최근 1년에 약 10%씩 증가하고 있다. 주요국의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OECD 23개국의 평균치가 130.5인데 한국의 수치는 164.2로 기초 경제력이 가장 취약한 그리스와 포르투갈 수준이다. 미국의 수치는 113.4이다.

왜 가계 부채가 이처럼 급증하는가? 3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 금리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둘, 지난 한 해 ‘반짝’ 주택시장의 활황이 있었다. 셋, 가계소득이 부진하였다. 따라서 생활비와 부채 상환용 대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중에 세 번째 이유가 가장 심각하다. 소득 절벽에 부닥쳐 빚을 갚기 위해 빚을 지는 악순환이 지속하면 가계부채는 위험수위를 넘어 폭발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계부채 폭발과 같은 위기에 대응할 정부의 대응책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정답이 없는 건 아니다.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 정부의 가계 부채, 특히 취약계층의 생계비와 연관된 부채 탕감 정책이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 간에 발생할 ‘도덕적 해이’ 우려와 재정 적자 폭증이란 위험이 있어 과감한 탕감 정책에 매우 미온적이거나 반대한다.

빈곤층과 소득 불평등: 2016년 미 대통령 선거에는 두 개의 대이변이 있었다. 하나는 거의 무명의 자칭 사회주의자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경선에서 유력한 힐러리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한 소위 ‘샌더스 돌풍’이고, 다른 하나는 경선 시작 전의 여론 조사에서 당선 확률이 4%로 나온 막말의 챔피언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강조할 점은 이 두 개의 이변이 선진국 중 최악의 상태인 미국의 ‘소득 양극화’ 문제와 깊게 관련되었다는 사실이다. 달리 말하면 샌더스 돌풍은 소득 양극화를 해소하겠다고 주장하여 가능했고, 반대로 트럼프의 ‘기적에 가까운’ 대통령 당선은 억만장자들의 세금을 더 크게 깎아주어 최악의 소득 불평등을 더 악화하겠다고 호언장담하여 가능했다는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경제 성장을 방해하는 장애물인 ‘소득 양극화’ 문제를 풀 의지와 제도가 없다는 미국 정치의 부끄러운 ‘민낯’을 온 세계에 선포한 꼴이 되었다.

문제는 한국의 소득 불평등 문제가 미국보다 나을 게 없다는 사실이다. 많은 나라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소득 양극화 경제 지수 3개를 사용하여 한국과 미국을 비교 분석해 보겠다.

첫째, 여러분이 잘 아시는 한 나라의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수로 사용되는 지니(GINI)계수는 0에서 1까지의 수치를 가지는데 이 수치가 낮을수록 소득이 더 평등하게 분배된다는 뜻이다. 2014년 OECD 통계를 보면 세계에서 가장 소득이 평등하게 분배된 나라는 스웨덴으로 지니 계수가 0.259이고, 미국은 0.378로 선진국 중 가장 소득 양극화가 심한 나라이다. 한국은 0.314로 OECD 국가 평균치 0.314와 같다. 놀라운 일이다. 그래서 국내에서 경제학자들 간에 이 수치에 대한 논쟁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둘째, 최근에 가장 널리 사용하는 지표는 상위 10위 소득집중도 지수인데 이는 한 나라의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IMF의 보고서에 의하면 2012년 기준으로 한국의 상위 10위 소득집중도 지수는 놀랍게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1위인 미국의 수치가 47.8%, 2위인 한국의 수치가 44.9%이다. 더 무서운 사실은 2016년 현재(아직 공식 통계가 없지만) 아마도 한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랐다는 추정이다. 상위 10위 소득계층이 한국 총소득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한국을 ‘헬조선’이라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셋째, ‘앳킨스’ 지수는 자기 나라의 소득 불평등에 관한 국민의 주관적 가치판단을 반영한다. 이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자국의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고 규정하며 이에 대한 불만이 매우 크다는 뜻이다. 그런데 최근 OECD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앳킨스 지수’가 놀랍게도 0.32로 OECD 국가 중 4위로 ‘등극’했다는 씁쓸한 소식이다. 이스라엘이 0.41로 1위이고 미국이 예상대로 0.35로 2위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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