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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시아버지의 미역국

전업주부가 된 지도 어느덧 12년이나 흘렀다. 아내와 사별한 뒤로 피할 수 없고 어쩔 수도 없는 것이 식사 문제였다. 무엇을 요리할 것이 결정하고 재료를 사기 위해 장을 보고 반찬을 만드는 일을 하는 전업주부가 된 것이다.

오래전 자부가 결혼 8년 만에 첫 손자를 보았다. 그때 시아버지인 나는 며느리에게 미역국을 끓여 준 적이 있다. 시아버지가 끓여 준 미역국을 먹은 며느리가 하는 말이 친정어머니가 끓여준 것보다 훨씬 맛있다고 했다. 자기 어머니에겐 비밀이라고 하면서.

며느리가 칭찬을 해주니 자신감도 생기도 기분도 좋았다. 그 후로는 가끔 음식 솜씨를 발휘하곤 한다. 내가 가장 잘하는 요리는 카레라이스와 미역국, 잡탕밥, 감자전, 호박죽 등 10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전직 요리사라든가 하는 요식업과 관계된 일을 한 적이 없다. 요리 학원에 다닌 적도 없다. 올해 정초에도 아들 식구를 불러서 떡국을 함께 먹었다. 이런 일을 두고 나는 가끔 친구에게 웃으갯소리를 한다. "본말이 전도됐어."



말은 그렇게 하지만 물론 진심이 아니다. 어떻든 건강에 좋고 맛있는 음식을 내 손으로 아이들에게 자주 해 줄 수 있으니 즐겁다. 다음에는 어떤 음식을 해서 아이들과 같이 먹어볼까, 이런 행복한 생각을 해본다.


김대환·어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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