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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평창올림픽 한반도기 사용 신중해야

지난 9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협력, 긴장 해소를 위한 군사회담 개최,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우리 민족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한다는 3개 항의 원칙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기조발언에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위한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며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북한이 보유한 핵은 미국과의 관계이지 남한과 '비핵화'와 '긴장 고조 행위 중단'은 논의할 뜻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왜 갑자기 평창올림픽을 참가하겠다고 한 것인가. 북한이 CIA 국장이 밝힌 3개월 시한부에 위기감을 느끼고, 그 기간에 실시될 한미 군사훈련을 막고 더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는 남북한이 공조하면 된다는 식의 아주 얄팍한 술수로 시간을 벌겠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것도 문재인 정부가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만을 바라고 진정성이 결여된 북한에 구걸하는 모양새로 합의문을 도출한 것 같아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막대한 자금으로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올림픽 참가 비용이 없어 구걸하겠는가. 한국이 나서서 특혜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북한의 김정은이 평창올림픽에 선수 파견과 성공적 기원을 바란다고 한 것은 단지 국제 공조로 압박하는 대북 제재의 균열을 온건론으로 끌어내기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

남한이 나서서 궁지에 몰린 북한을 다른 정상 국가들과 같은 모습으로 올림픽에 참여하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거기에 우리 측의 제안으로 남북 선수단의 경기장 공동 입장과 공동 응원단도 논의됐다고 한다.

동계올림픽은 선진국의 전유물로 한국이 두 번의 뼈아픈 실패 끝에 세 번 만에 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태극기를 흔들며 "평창"을 외치던 감격적 순간은 지금도 우리 기억에 생생하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개회식과 폐회식에 태극기가 없다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도발을 멈추고 핵 폐기에 응한다면 태극기가 사라지는 사태도 감내할 수 있다. 하지만 한반도기를 같이 들었던 과거를 생각해 보면 북한의 도발은 멈춘 적이 없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한반도기를 든 지 2년여 만에 서해에서 우리 해군 참수리 정을 기습 침몰시켜 장병 5명이 죽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한반도기를 든 5개월 뒤엔 미사일 7발을 한꺼번에 발사하는 도발을 했다. 그뿐만 아니다. 3개월 후엔 1차 핵실험을 했다.

아직도 핵 무장과 무력 도발을 앞세워 적화통일하려는 북한에 무슨 연민이 있어 함께 한반도기를 들겠다는 것인가.

지금 김정은은 이미 핵폭탄을 갖고 있고 미국을 공격할 대륙간탄도탄 완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것은 미국 만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을 겨냥한 것이다.

그런데 '비핵화'에 대한 논의도 없이 평창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에 태극기가 아닌 한반도기가 등장한다면 국제사회가 한국을 어떤 눈으로 보겠는가.


박철웅 /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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