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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맥 세상] 리타이어를 시작하며

오랫동안 기사와 칼럼을 통해 교감을 나눴던 독자님들에게 정중한 작별 인사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중앙일보라는 한 직장에서 기자로서 30년을 채우고 이제 새로운 출발선에 섰습니다.

그간 기자로서 보람찬 인생 전반전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언론사는 사기업이지만 기자는 사기업의 이익보다는 '공적 복무'의 마음으로 일을 하는 직업입니다. 언론은 항상 정확해야 하고, 공감을 얻어야 하고, 사회가 바른 방향으로 향하도록 하는 진지성과 순수성이 있어야 합니다. 저도 그런 마음으로 기자직을 수행했지만 미흡하고 어리석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매체를 통해 다중에게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할 수 있었던 직장이었기에 중앙일보는 저 인생의 큰 무대였습니다. 약자의 편에 서고, 가려진 진실을 드러내고, 편향된 관점을 지적하는 글이 많았기에 본의 아니게 누군가에겐 불편을 끼친 점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너그러운 이해를 구합니다.

그동안 저는 '100세 시대'를 주제로 한 글을 많이 썼습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심각하게 제2의 인생을 준비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인생까지 준비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첫 인생을 은퇴한 후 무의미하게 남은 인생을 보내는 이들이 주변에 많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의 선배 세대들은 장수시대에 대한 인식도 흐렸고, 은퇴 이후 새출발에 대한 훈련을 할 겨를도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보니 당장 앞에 닥친 100세 시대를 기뻐하기 보다는 막막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저도 사실은 어차피 다가올 첫 직장 은퇴 후에도 엄청나게 많이 남은 시간들에 대한 일종의 '공포감' 때문에 일찌감치 '중앙일보 이후'를 고민하고 준비해 왔습니다. 40대 초반에 주경야독으로 한의대를 마쳤고, 이후 자연건강 전문기자의 마음으로 폭넓은 의학 공부를 하면서 터득한 건강 정보들을 독자들과 나눠 왔습니다. 제가 자연건강에 천착하며 그런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한 데는 의사로서 나름대로 철학이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약물과 수술 위주의 공격적인 치료가 지배하는 현대 의료계의 문제점, 병의 원인은 나에게 있으니 고치는 것도 내가 고쳐야 한다는 신념, 병의 대부분은 먹는 것에서 비롯되니 올바른 식생활을 계도하자는 생각, 이런 관점에서 그동안 '진맥세상' 코너를 통해 '건강 계몽운동'을 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급속한 노령화와 장수시대를 맞아 한인사회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도 이유가 되었을 것입니다.

저는 수명이 80세니, 100세니 하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병치레를 하면서 장수를 하는 것은 오히려 고통일 수가 있습니다. 건강한 장수시대를 누리려면 자신의 건강을 병원과 약에 맡기는 식민지 건강이 아닌, '건강 주권'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의사들은 그것을 도와주어야 하는 소명이 있다고 믿습니다.

이제 자연치유 한의사로서 리타이어(Re-Tire, 타이어 바꾸기)합니다. 새로운 길을 간다는 것은 언제나 설레고 두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누구라도 인생의 길에서 크고 작은 선택을 하며 새로운 길을 걸었고, 그 여정은 계속될 것입니다.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같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걸어가는 것이 제 인생 후반전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들의 건강한 장수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또다른 방식으로 열심히 전해드리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그동안 기자로서 받았던 과분한 애정을 자연치유 의사로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원영 / 자연치유 전문가·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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