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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이야기] 폼페이 최후의 날 반지

가끔 보석을 보고 있노라면 보석이 인간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수백년 수천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것이 보석이거늘 우리네 인생은 길어야 백년이라 보석에 비하면 너무도 짧고 허망하다. 그래서 그런지 인간은 보석을 소유하길 원한다. 아마도 죽지 않는 보석의 영원함이 부러운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살면서 우리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고 산다. 언젠가는 한줌 재로 남을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산다면 아마도 욕심부릴 일도 없고 악착같이 소유하려 들지도 않을 것이다. 장례식에 참석해 누워있는 시신의 모습을 보면서 그 모습이 내 모습이 될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먼저 간 이를 슬퍼하지만, 장례식이 끝나면 언제 슬퍼했나 싶게 우리는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돌아간다.

보석일을 하다보니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그들을 통해서 알게 된 건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한 건 아니란 것이다. 아니 오히려 가진 것이 많을수록 그것을 지키고 더 늘려 나가야 하기에 고민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수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자신과 가족을 희생해가며 이룬 부이기에 그만큼 애착도 강하다.

일전에 팔십을 바라보는 친한 손님으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분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앞만 보고 죽어라고 일만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 이 나이가 되어보니 가진 것이 별로 필요 없단다. 그리고 지난 날 못다한 것들이 후회가 된다고 하신다.



부인과 변변히 여행도 한번 못가보고 자식과 그들의 미래에 대해 심각히 고민해 본 기억도 없다 한다. 이제는 기력이 없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여행도 다니며 더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며 추억을 만들고 싶다 하셨다. 그러면서 그는 쓰지도 못하고 죽을 돈을 왜 그리도 욕심을 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하신다.

세상을 사는데 돈이 있으면 많은 부분 편리하지만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나와 가족을 생각해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족과의 시간도 돈 못지 않게 중요하다. 조금만 있다가, 나중에 하면서 우리는 많은 부분 가족이 기다려 주기를 바라며 희생을 강요한다. 하지만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이런 말이 생각난다. '물들어 오면 노 젓고, 박수 칠 때 떠나라고.' 아마도 기회가 오면 놓치지 말고 열심히 일해서 때가 되면 그 일에서 손을 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뜻인것 같다. 기회는 항상 있는 것이 아니고, 때가 되면 욕심도 접을 줄 알아야 한다는 참 쉬운 말 같은데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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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들은 반지를 즐겨 끼었는데, 그 반지로 그들은 부와 신분을 나타냈다. 최고 신분인 원로는 금을, 일반 귀족은 은으로 그리고 노예와 같은 천민들은 철로 된 반지를 끼었다고 한다. 로마시대 반지는 마치 뱀이 손가락을 휘감고 있는 디자인을 많이 했는데 이는 뱀이 다산과 정력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폼페이 최후의 날에 보석을 움켜쥐고 죽은 여인의 유골이 나타나자 이를 지켜본 발굴 단장의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일생을 한 남자의 여자로 사랑받았을 그녀를 생각하니 보석이 더욱 빛이 난다. 갑작스러운 화산 폭발로 묻혀 버린 그들의 소중한 보석들이 천년의 세월을 돌아 되살아 났다. 짧은 인생사에 영화를 놓치 못하고 움켜쥔 채 죽어 가는 영혼이 얼마나 많을까! 이 얘기 또한 나의 얘기겠지만, 이것이 우리의 인생사를 단편으로 보여 준다."


해리 김 대표 / K&K 파인 주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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