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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남북 교류 주먹구구에서 벗어나야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매여 못쓴다"는 속담이 있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말이다.

국가사업이든 개인, 기업이든 어떤 프로젝트가 있으면 우선 자료 수집은 물론이고 타당성 조사는 필수적이다. 현대사회는 그들의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모든 구조가 조직되어 있다.

국가는 국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본래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조직이 합리적으로 마련돼 있고 그것을 운영할 능력과 기술을 끊임없이 습득하고 있다. 각 구성원의 직무를 확정하고 일정한 책임과 권한을 배분함으로써 각 직무의 상호관계를 유지하며 합리적인 결과를 창출해 가고 있다.

국가의 행정부 조직이든 군대 조직이든, 기업의 생산부, 판매부, 영업부와 같은 라인에 해당하는 부서가 있고 그 부서를 도와서 국가의 목적이나 기업의 목적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옆에서 참모 역할을 하고 기획 조정하는 스태프 부서가 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부대장 산하 각 참모부가 있듯이 교회에도 예배와 선교가 주목적이므로 예배부나 선교부를 라인 부서라 한다면 예배와 선교를 도와주는 총무부서나 경조부서, 관리부서 같은 소위 스태프 부서라고 할 수 있겠다. 구성원들은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의 종류를 이해하고 목표 달성에 필요한 경쟁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내가 현역으로 있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라인 부서와 스태프 부서의 간부들 간에는 반목과 알력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서로 잘하려는 경쟁의식과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한나라의 고조는 천하를 통일하고 공신들에게 논공행상을 베풀 때 죽음을 무릅쓰고 전장에서 싸운 장수보다 스태프 부서인 기획조정을 담당하는 소하라는 신하에게 더 힘을 보태 주었다. 형평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신하들에게 고조는 말했다. "사냥을 생각해 보라. 짐승을 물어 죽인 것은 개지만 개를 풀어서 지휘한 것은 사람이 아닌가. 개와 사람 중에 누가 더 공이 클까."

남북 공동선언에는 올해 안에 동해·서해선 철도망·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하겠다고 천명돼 있다. 이를 받아 스태프는 남북 공동 현지 조사를 실시키로 하고 유엔사와 합의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앞뒤가 안 맞는다. 유엔사와 사전 협의와 동의 없이 현지 조사 계획이 발표되었다면 유엔사는 당연히 기분이 안 좋을 것이다. 이런 프로젝트가 있으면 당연히 담당 부서 및 스태프 부서에서 면밀히 타당성 조사와 충분히 검토한 후에 책임자에게 건의를 했었다면 더 바람직스러운 원안이 나오지 않았을까.

중소기업체의 리더는 주먹구구식으로 밀어붙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물론 그런 경영으로 대기업을 일궈낸 경우도 없지 않지만 모든 일에는 때가 있기에 순서대로 가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한미 정상회담에서 큰 물줄기가 잡혔다고 국제법도 무시하고 한미 관계도 꼼꼼히 고려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나가기란 더욱 힘들지 않겠는가. 평화라는 큰 보물을 잡기 위해 담당부서와 스태프들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리더에게 정확한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백인호 / 송강문화선양회 미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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