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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과학] 2018년 노벨상 이야기

10월 초 며칠간은 노벨상의 시즌이다. 최소한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필자 같은 사람에게는 그렇다. 문학, 경제 또는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많은 이들도 해마다 어떤 이들이 노벨 문학상, 평화상, 경제상을 수상할까 귀가 쫑긋해진다.

1901년 처음 수여된 이래 물리학, 화학, 생리 또는 의학, 평화, 문학의 다섯 분야에서 최고의 업적을 남긴 이들이 수상해오고 있다. 참고로 흔히 노벨 경제학이라고 불리는 상은 알프레트 노벨의 유언에 의해 제정된 것이 아니라 스웨덴 중앙은행이 1969년부터 수여해오고 있는 상이다. 노벨의 숭고한 뜻을 기린다(In Memory of Alfred Nobel)는 뜻은 있지만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것에 논란이 있는 편이다.

노벨은 부와 명예에도 불구하고 꽤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다이너마이트 발명과정에서 동생을 잃었고 아버지가 그 충격으로 결국 세상을 떠났다. 본인도 여러 번의 실패한 연애 끝에 독신으로 일생을 마쳤다. 그가 엄청난 부를 축적하게 된 데는 폭약이 전쟁에 쓰이게 된 것이 컸다. 아이러니하게도 노벨 본인은 그가 발명한 폭발물이 워낙 강력하고 무섭기 때문에 세상의 전쟁이 멈출 것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냉전기 강대국들이 수만 발의 핵무기를 경쟁적으로 쌓아놓으면서 언급하던 '핵의 두려움에 의한 전쟁 억지력'이 연상되는 일화이다.

건축, 토목 등 생산적으로 활용될 것을 기대하며 발명한 다이너마이트가 전쟁에서 사용되어 인명을 해치고 있으니 그가 받았을 심적 고통을 상상할 수 있다. 멀쩡히 살아있는 그가 사망했다는 신문 오보가 뜬 적이 있었는데 그를 가르켜 '죽음의 상인'이라고 칭했다고 한다. 이걸 본 노벨이 큰 충격을 받고 재산을 헌납하기로 마음먹었다는 말이 있다. 당시 기준으로 볼 때 자기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잘 대우하고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했다고도 하니, 여러모로 생각이 깊었던 인물인 듯하다.



영화산업계를 대표하는 아카데미상이라든가 팝 음악 시장의 그래미상도 해당 분야 최고권위의 상이다.

영화나 음악과는 달리 노벨상은 무섭게 똑똑한 사람들이 복잡한 과학적 발견을 해내서 받는 상이라는 선입견 탓에 우리 삶과는 좀 멀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갖고 다니며 쓰는 문명의 이기들이란 게 대개 과학자들이 수십 년간 노력한 끝에 발견하고 규명해낸 과학 지식에 의해 가능해진 것이다.

예를 들어, 197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탄 연구의 결과물이 바로 병원에 가면 흔히 접하게 되는 CT 스캔(컴퓨터단층촬영)이다. MRI(자기공명영상) 같은 장비는 그 원리를 밝히고 실용화한 과학기술자들이 1952년도 노벨 물리학상과 2003년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일본은 2018년에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서 과학 분야에만 총 23명이 수상한 과학기술 강국임을 입증했다. 무려 55년 만에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나왔으며 역대 최고령인 96세 수상자도 나왔다.


최영출 / 생명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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