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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 프레슬리의 삶에 투영된 아메리칸드림

엘비스 사망 40주기 다큐
생존 당시와 오늘의 시대 비교

더킹(The King)
감독: 유진 자레키
출연: 알렉볼드윈, 이싼 혹, 랜 래더
상영시간: 109분
상영: Nurart Theatre


아론이라는 이름으로 1935년 1월 8일 미시시피주 트펄로의 가난한 가정에서 쌍둥이로 태어난 이 소년은 어릴 적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고 그곳에서 처음으로 음악적 영감을 얻는다. 아론은 13살 때 가족을 따라 테네시주 멤피스로 이사를 하게 된다. 평범하게만 보이던 외톨이 소년이 교회에서 접한 음악과 멤피스로의 이사는 이 소년의 미래 운명과 함께 대중음악의 역사를 영원히 바꾸는 계기로 기록된다. 그가 바로, 이후 로큰롤 음악사에서 영원한 제왕 '더 킹The King' 엘비스 프레슬리이다.

엘비스는 수많은 대중문화 스타들 중 가장 위대한 팝아콘이었다. 그의 죽음 이후 40년이 흘러간 지금도 '더킹'으로서의 입지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 그는 음악 교육을 수료해본 적도 없고 악보도 읽지 못했다. 오로지 귀로 듣는 음감으로 피아노를 연주했고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자신이 창안한 의상을 입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었다. 온 세계가 그의 춤과 노래에 열광했다.

그의 방식은 이전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그만의 음악이었고 춤이었으며 그만의 패션이었다. 자신들이 "예수보다 위대하다"고 발언해 한참 구설에 올랐던 비틀스의 존 레논 조차도 "엘비스 전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Before Elvis, there was nothing)"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로큰롤의 또 하나의 큰 별이었던 레논은, 엘비스 외 그 누구에게도 음악적 영향을 받은 적이 없다며 더킹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엘비스가 자신의 대저택 그레이스랜드에서 의문의 죽음으로 세상을 뜬 지 40년이 흘러갔다. 'The House We Live In', 'Why We Fight' 등 정치색이 짙은 작품들로 두 차례 선댄스 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유진 자레키는 더킹의 사망 40주년을 기리기 위해 다큐멘터리 제작에 들어갔고 2017년 칸영화제와 2018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아직도 많은 추종자들에 의해 더킹으로 추앙받고 있는 엘비스에게 바치는 일종의 헌정물이다.

자레키는 엘비스가 타고 다녔던 1963년형 롤스 로이스를 타고 더 킹이 록큰롤의 역사에 강한 흔적들을 남겼던 4개의 도시 멤피스, 뉴욕, 라스베이가스와 LA를 순회한다. 더킹을 회고하며 그가 남긴 역사의 자국들을 찾아 떠나는 순례 여행이다. 엘비스의 음악사적 기록들을, 그를 흠모하고 추종했던 인물들, 더킹의 주변에서 그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이들의 코멘트를 카메라에 담아 더킹이 남기고 간 록스피릿을 스케치해 나간다. 엘비스의 때로는 모순적 삶들도 솔직하게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이 주목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다큐멘터리 전반에 깔려 있는 자레키의 정치적 시각이다. 엘비스의 삶과 트럼프 시대로 대변되는 오늘날 미국의 사회 현실을, 엘비스의 영상과 등장인물들의 코멘트를 통해 연결시켜, 오늘도 과연 아메리칸 드림이 살아 있는가에 대한 밀도있는 담론을 펼친다. 단순히 엘비스에게 헌정하는 추모 전기물에 그치지 않고 순례 여행을 통해 비추어진 엘비스의 시대와 오늘의 시대를 비교하며 자레키 특유의 비판적 색채로 트럼프 시대를 강하게 비판한다.

다큐라는 형식을 취한, 엘비스 프레슬리를 소재로 한, 그리고 아메리칸 드림을 주제로 한 유진 자레키의 에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더킹의 죽음 이후 어쩌면 우리에게서 이미 떠나버렸을 수도 있는, 아니면 우리들 스스로 걷어 차버린 아메리칸 드림을 회고하고자 한다.

지난 주 뉴욕에서 개봉했고 이번 주를 들어 미전역에서 개봉된다. 다큐의 흥행은 거의 기대하기 힘든 일이지만 엘비스의 사망 40주기라는 이벤트성 덕분에 다큐 부문 오프닝주 흥행 기록 상위권에 올라와 있다.


김정·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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