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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해에의 진주 그리스 산토리니

'블루&화이트'…어디서든 인생샷
'악마의 섬'서 세계인의 휴양지로

눈이 시릴만큼 푸른 바다와 '블루 앤드 화이트(blue and white)'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마을 풍경. 파란 하늘 아래 하얀 마을, 그 안을 들여다보면 파란 지붕, 하다못해 파란 문을 가진 하얀 건물이 절벽을 따라 촘촘히 들어서 있다. 아무리 바라봐도 현실적이지 않은 풍광이다. 그래서였을까. 사람들은 사라진 바닷속 대륙, 애틀랜티스까지 연결짓곤 했다.

그러나 이토록 환상적인 모습을 갖추기까지 산토리니는 숱한 고초를 겪어야 했다. 옛날 산토리니는 '악마의 섬'이라 불리곤 했다. 기원전 1450년께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 섬 안의 모든 생명을 앗아갔으며, 거대한 해일이 크레타 섬을 덮쳐 유럽 최초의 미노아 문명을 쓸어버렸다. 기원전 3000년부터 시작된 섬의 문명도 지진으로 사라졌고, 그 뒤에도 산토리니엔 크고 작은 지진과 화산 폭발이 끊이지 않았다.

대자연의 위협 앞에서 산토리니 사람들은 살길을 찾아야 했다. 절벽 위로 올라갔고 굴을 파서 살았다. 등대도 세워야 했다. 하나 잦은 지진 때문에 그것도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찾아낸 방법이 건물마다 눈에 띄도록 칠을 하는 것이었다. 저 먼바다에서도 여기가 산토리니란 걸 알 수 있도록 사람들은 건물마다 온통 하얗게 칠을 했다. 그러니까 산토리니는 마을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등대인 셈이다. 척박한 산동네가 최고의 휴양지로 거듭난 산토리니의 가슴 아픈 사연이다.

산토리니는 해마다 200만 명이 넘게 찾는 세계적인 휴양지다. 한국에서는 한 이온음료 CF로 단번에 유명해졌다. 가장 '핫'한 시즌은 6월에서 8월로,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모여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시기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연중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로 겨울에도 50~60도 사이를 유지하는 사계절 여행지여서다.



원래 이 섬의 이름은 '씨라'(i thira)이며 산토리니라는 이름은 중세시대 이후 이 섬에 들른 베네치아인들이 이 섬의 주보성인인 성 이리니의 이름을 따와서 Santa Irini라고 불리던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한다. 크기는 대략 울릉도와 비슷하다. 그 섬 안에 여러 마을들이 산재해 있다.

피라 마을은 밀집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덕에 산토리니 내부 사진 대부분은 이곳에서 찍은 것이다. 시내 서쪽 절벽 바로 아래에 구 항구 및 그쪽으로 향하는 케이블카가 자리하고 있어 산토리니 본섬 외 다른 곳으로 갈 때는 이곳을 이용한다. 마을들 중에서 유일하게 대형마트가 몇 개 있고, 산토리니 각지로 가는 버스가 이곳을 기점으로 하므로 여기에 숙소를 잡으면 여로모로 편리하다. 또한 각종 상점과 식당과 술집 등이 밤늦게까지 활발하게 영업하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피라 마을이든 이아 마을이든 두 곳 모두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골목골목 끊임없이 계속되는 행렬의 상점은 굳이 쇼핑이 취미가 아니어도 구경하는 즐거움을 준다. 산토리니 동쪽의 카마리 비치나 남쪽의 레드 비치는 눈부신 백사장은 아니지만 에게해의 포근한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해질 녘이면 이아 마을로 가야 한다. 섬 최북단에 자리한 마을이자 산토리니 제2의 마을인 이아는 한국의 이온음료 CF 촬영지다. 골든 선셋으로 불리는 석양을 보러 사람들이 몰린다. 붉게 물들어 가는 이아 마을의 모습은 언제 다시 꺼내봐도 좋을 그리운 추억이 될 것이다.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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