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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조사만이 교회 내 성폭력 막는다

[LA중앙일보] 발행 2018/08/14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8/08/13 18:59

윌로크릭교회 빌 하이벨스 목사
추가 성폭력 의혹 폭로 논란중

5일 후임 스티브 카터 목사 사임
"교회 측 수습 과정 동의 못해"

 윌로크릭교회의 공동 담임 목사인 스티브 카터가 사임한 뒤 3일 후 헤더 라슨 공동 담임 목사도 사임을 발표했다. 교인들이 라슨 목사의 사임 발표에 당황하고 있는 모습. [AP]

윌로크릭교회의 공동 담임 목사인 스티브 카터가 사임한 뒤 3일 후 헤더 라슨 공동 담임 목사도 사임을 발표했다. 교인들이 라슨 목사의 사임 발표에 당황하고 있는 모습. [AP]

의혹 제기 4개월 후 재조사 시작
뒤늦은 사태 수습에 비판 높아져


한국 교계에도 널리 알려진 시카고 지역 윌로크릭교회가 요즘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설립자인 빌 하이벨스 목사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시카고트리뷴의 심층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이후 대응 과정이나 피해자 사과에 대한 부분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수습 과정에서 교회 측의 미온적인 반응에 반발, 수석 목사와 당회 전체가 사임하는 등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번 윌로크릭교회 논란은 그동안 교계 내에서 불거진 각종 성추행 의혹과 관련, 교회들의 반응과 대처 과정의 미흡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일 윌로크릭교회의 수석 목사인 스티브 카터(39ㆍ교육 담당)가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윌로크릭교회 측의 성추행 수습 과정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 3월 빌 하이벨스 목사가 성추행 의혹으로 조기 은퇴를 발표하면서 여성 목사인 헤더 라슨(43)과 함께 공동 담임 목사에 올랐던 인물이다.

30대 젊은 목사이면서 미국 내 10대 대형교회 중 하나로 꼽히는 윌로크릭교회를 짧게나마 이끈 카터 목사가 사임을 결정하자 파장이 컸다. 그만큼 교회 측이 빌 하이벨스 목사의 성추행 의혹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었다.

카터 목사는 본인의 블로그에 빌 하이벨스 목사의 성추행 의혹을 "매우 끔찍한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사임을 발표하면서 블로그에 "첫 번째 피해 여성의 이야기가 불거져 나온 뒤 나는 교회 측의 공식적인 반응을 보면서 깊은 우려를 표해왔다"며 "교회 장로들과 이번 이슈에 대해 여러 차례 솔직하게 의견을 나눈 결과 우리는 윌로크릭교회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기기 위해 필요한 것을 두고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러한 의견 차이는 누가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적으로 하나님께서 내 앞에 펼쳐주신 진실한 길을 따라가야 하기 때문"이라며 사임 배경을 덧붙였다.

카터 목사는 그동안 이번 이슈와 관련, 공개 사과는 물론 개인적으로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계속해서 사과의 뜻을 표했지만 결국 미흡한 수습 절차 등을 두고 교회 측과의 견해 차이가 존재했음을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카터 목사가 사임한 뒤 3일 후 이번에는 헤더 라슨 목사와 당회원 전원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교인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곳곳에서는 흐느끼는 교인들도 많았다.

라슨 목사는 "우리는 빌 하이벨스 목사를 너무 믿었으나 그것이 우리의 판단이 흐려지는 원인이 됐다"며 "모든 신뢰는 깨졌으며 하나님 앞에서 모든 교인들과 피해 여성, 그리고 우리에게 회개하라고 외쳤던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교계에서는 빌 하이벨스 목사의 성추행 의혹이 대중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이는 공교롭게도 5일 뉴욕타임스가 빌 하이벨스 목사에 대해 또 다른 성추행 의혹을 추가로 폭로하면서 더욱 증폭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986년 하이벨스 목사의 수석비서로 일했던 팻 바라노브스키가 하이벨스 목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

이 신문은 "하이벨스 목사가 여비서에게 연구 조사를 위해 구해오라고 지시한 포르노 비디오를 함께 보자고 했고 마사지를 비롯한 구강 성교 등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이번 보도와 관련 빌 하이벨스 목사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계속해서 하이벨스 목사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후임 목회자들까지 사임하자 윌로크릭교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각 수습 조치를 발표했다.

윌로크릭교회 측은 "이번 이슈에 대해 교회는 완전하게 독립된 위원회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조사를 펼치겠다"고 공표했다.

교회 측은 "(하이벨스 목사의) 성추행 의혹과 논란에 대해 깊이 사죄하며 우리는 이번 조사를 끝까지 마무리하길 원한다"며 "앞으로 구성될 위원회는 완전히 교회로부터 독립돼 투명하게 조사를 펼칠 것이며 조사와 관련한 모든 권한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이벨스 목사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후 4개월여의 시간이 지나도록 교회 측이 미흡한 사태 처리 과정을 보인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는 거세지고 있다.

로널드 디한(리폼드신학교) 목사는 "윌로크릭교회 같은 대형교회가 이번 이슈를 수습하는 과정을 보면서 이를 해결하는 절차나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것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이번 조사가 한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모든 것을 철저히 조사해서 다른 교회에도 본보기가 되는 좋은 선례를 남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윌로크릭교회는 미국 내 10대 대형교회 중 하나로 예배 평균 출석 인원만 매주 2만5000여 명에 이른다. 하이벨스 목사는 저서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 등으로 한국 교계에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며 윌로크릭교회를 설립해 42년간 이끌어오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영적 멘토로도 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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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으로 뭉뚱그린 '성폭력' 피해 여성 S씨 본지에 이메일

최근 한국의 유명 대형교회에서도 목회자와 교인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본지 7월24일자 A-23면>

이 사건은 빌 하이벨스 목사의 윌로크릭교회의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교회가 해당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통한 정확한 경위 발표,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대책 없이 목회자 해임과 간단한 사과문 발표만으로 무마하려 했다는데서 비롯됐다.

논란이 됐던 해당 교회는 온누리교회였고, 해임된 목회자는 통역 등을 담당했던 정재륜(43)씨다.

이 논란은 당시 피해 여성인 S씨가 이 사실을 교회 측에 알리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온누리교회 측은 즉시 정 목사에 대한 해임을 결정했고, 웹사이트에 공식 사과문도 게재했다.

하지만, 보도후 S씨는 본지에 입장이 담긴 이메일을 보내왔다.

S씨는 "(정 목사를) 그 사람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차단하고 밀어내는 일을 수도 없이했고 (중략) 정 목사나 교회 모두 나를 피해자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사건을 두고 "목사이고 남성이라는 사실은 그를(정 목사를) 권위자이자 영적 리더로서 그 말에 순복하게 하였고 거기서 나약한 나의 모습을 보았다"며 "싱글맘이라는 나의 위치를 이용해 빈자리를 파고든 목사라는 직업을 가진 남성이었다"고 밝혔다.

S씨는 단순히 가십거리나 불륜 사실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면 실명 공개 인터뷰를 할 수 있다는 의향도 전했다.

그는 "나와 비슷한 처지나 경험이 있는 여성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며 "유사 피해 사례가 다시는 생기지 않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S씨가 이렇게 본인의 입장을 담은 이메일을 보낸 이유가 뭘까.

S씨는 교계 신문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교회 측이 전후 사정을 다 전해 들었음에도 이를 '불륜'이라는 단어로 일축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는 여성의 입장에서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S씨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교회는 이 사건을 공식 사과할 의도도 없었던 것 같다"며 "장로, 부목사 등 당회원에게만 알리겠다고 했는데 이후 기사가 나가고 언론이 취재를 시작하자 교회가 공개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S씨는 본지에 보낸 이메일에서도 "댓글 등에는 내용을 전혀 모른 채 피해자 코스프레라고 폄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교회 측이 이번 사건을 부정확하게 공개한 데 따른 여파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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