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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는 없다…재수·커뮤니티 봉사 '기본'

[OC프리즘] 최근 선거 결과로 본 어바인의 한인 시의원 배출 가능성
파라 칸·앤서니 쿠오 모두 재도전서 당선돼
커미셔너 등 활발한 '지역사회 활동' 공통점

소수계에 편견 없는 유권자 많은 점 '고무적'
다인종 후보 난립…한인표 뭉치면 위력 발휘

지난해 선거로 새로 구성된 어바인 시의회. 왼쪽부터 파라 칸, 앤서니 쿠오, 수퍼바이저 당선으로 시의회를 떠난 돈 와그너 시장, 와그너의 뒤를 이어 시장이 된 크리스티나 셰이, 멜리사 폭스.   [어바인 시청 페이스북]

지난해 선거로 새로 구성된 어바인 시의회. 왼쪽부터 파라 칸, 앤서니 쿠오, 수퍼바이저 당선으로 시의회를 떠난 돈 와그너 시장, 와그너의 뒤를 이어 시장이 된 크리스티나 셰이, 멜리사 폭스. [어바인 시청 페이스북]

어바인 시의회가 돈 와그너 전 시장의 자리를 이어받은 크리스티나 셰이의 의석을 채우는 방법을 오는 23일 결정할 예정이다.

시의회가 6월 3일까지 셰이 후임을 임명하지 못하면 10월쯤 특별 선거가 열리게 된다.

아메리칸 커뮤니티 서베이(ACS) 최근 통계에서 어바인은 'OC내 한인 최다 거주 도시' 지위를 굳건히 지켰다. 카운티 내 34개 도시 중 한인 인구 2만 명을 돌파한 곳은 어바인뿐이다. 그러나 한인 정치력에 관한 한, 어바인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어바인에서 다시 한인 시의원을 배출하려면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할지, 2016, 2018년 시의원 선거 결과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첫 출마서 당선' 기대 어려워

지난해 11월 열린 어바인 시의원 선거 결과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첫 출마에서 당선되는 신데렐라 스토리는 이제 없다'다. 1위와 2위로 시의회에 입성한 파라 칸과 앤서니 쿠오는 모두 2016년 낙선했지만 지난해 두 번째 도전에서 뜻을 이룬 '재수생'이다.

지속적인 도전의 중요성은 2016년 선거에서도 드러났다.

두 석이 걸렸던 당시 선거엔 재선에 도전한 크리스티나 셰이를 포함, 총 11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셰이는 2만8072표(20.2%)로 최다 득표를 했다. 2만4023표(17.2%)를 받아 2위로 당선된 폭스 역시 2014년에 낙선했지만 재도전에서 뜻을 이뤘다.

당시 쿠오(2만1301표)와 칸(1만6487표)은 비록 낙선했지만 3위와 4위에 오르며 선전했다.표 참조> 이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킨 것이 지난해 당선에 큰 도움이 됐다.

실제로 많은 도시의 시의원 선거 당선자는 한두 번 낙선을 경험한 이들이다. 낙선해도 캠페인 과정에서 후보의 이름을 널리 알리면 다음 선거에서 첫 출마 후보에 비해 지명도 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열심히 캠페인을 펴고 떨어졌다면 다음 선거에선 유권자들의 동정표가 집중될 확률이 높다.

조재길 전 세리토스 시장도 2전3기 끝에 시의회에 진출한 바 있다. 지난해 낙선한 존 박씨는 향후 시의원 선거 재도전 가능성에 대한 본지의 최근 질문에 "앞으로 시의원을 포함, 어떤 형태의 선거든 출마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시의원 선거든 아니든 애써 쌓아올린 지명도와 캠페인 노하우를 활용키로 한 것은 한인 정치력 신장 측면에서도 고무적인 결정이다.

지역 봉사 경력 중요=케이터링 및 푸드트럭 회사를 운영하고 바이오테크 회사의 시니어 수퍼바이저를 역임한 칸은 뉴포트메사-어바인 범종교위원회 수석디렉터로 활동하며 다양한 종교인들의 상호이해를 도왔다. 또 아동을 위한 범종교단체 '퍼스트 드롭'을 창설했고 어바인 시의 커뮤니티서비스위원회 커미셔너를 지냈다. 어바인 글로벌빌리지 페스티벌 준비위원, 오렌지카운티 다종교 네트워크 이사로도 활동했다.

쿠오는 최석호 당시 어바인 시장의 임명을 받아 8년째 시 도시계획위원회 커미셔너,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또 크리스티나 셰이 시의원 비서실장, 어바인 생스기빙 커뮤니티 조찬기도회 회장을 지냈고 어바인 아동기금, 어바인밸리 칼리지 재단 등 다수 단체의 이사로 재직했다.

칸과 쿠오의 이력은 어바인 시의원 선거에 도전하려는 한인들에게 지역 봉사 경력이 매우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란 점을 보여준다. 특히 봉사와 시의원 선거 출마 경력은 시의회가 시의원 공석을 임명으로 채우려들 때도 매우 중요하다.

봉사 경력은 단시일 내에 쌓기 어렵다. 시의원을 꿈꾸는 이가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봉사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파성 영향 현저=기본적으로 시의원 선거는 초당파적 성격을 지닌다. 그러나 어바인을 포함한 일부 도시에선 시의원 선거에 당파성이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선거에서 민주당 유력 인사들의 지지는 칸과 로렌 존슨-노리스 후보에게 집중됐다. 칸은 1위로 당선됐지만 존슨-노리스는 4위로 낙선했다.

반면, 공화당 유력 인사들의 지지는 2위 쿠오와 캐리 오말리(3위)에게 쏠렸다.

최석호 가주하원의원은 시장 선거에선 돈 와그너 현 시장을, 시의원 선거에선 쿠오와 오말리 후보를 지지했다. 어바인의 주요 공화당 인사들의 지지도 와그너, 쿠오, 오말리에게 집중됐다.

공화당 인사들의 지지가 일찌감치 3명에게 쏠림에 따라 같은 공화당원인 존 박 후보는 무당파 후보나 다름 없는 상황에 처했다.

"당파성에 의해 좌우되는 어바인 시의회의 구도를 깨고 평범한 가정을 대변하겠다"며 출마했던 박 후보는 선거 후, "당파성의 위력을 실감했다"고 토로했다. 선거 결과가 보여주듯 시의원 선거가 공화, 민주 양당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달으면 당의 지지를 등에 업지 못하는 후보는 고전을 면치 못하게 마련이다.

소수계도 할 수 있다=칸과 쿠오의 당선은 소수계 커뮤니티에 '소수계도 얼마든지 당선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지난 2004년 강석희, 최석호 후보의 동반 당선 이후, 한인사회를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던 인도계와 중국계(대만, 홍콩계 포함) 커뮤니티도 결국 시의원을 배출한 것이다.

지난해 출마 후보 12명 중 백인은 5명이고 소수계는 이보다 많은 7명이다. 쿠오 외에 공 첸과 리킹 리 선은 중국계고 존 박, 데이비드 체이는 한인이다. 케브 아바자지안은 아르메니아계다.

2004년 이전까진 극히 드물었던 소수계 후보가 이젠 백인보다 많아진 것이다.

어바인은 OC에서도 첫 손에 꼽히는 다인종 커뮤니티다. 27만7000여 명 인구 중 아시아계가 45%다. 백인 비율은 45%이며 나머지 10%는 라티노, 흑인, 기타 인종이다. 칸과 쿠오의 당선은 어바인에 인종과 무관하게 후보 자질을 평가하는 유권자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시아계 중 한인 비율은 약 16%다. 타인종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한인 후보가 한인표마저 결집시킨다면 충분히 당선을 노릴 만 하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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