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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바로 우리 이야기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의 시간은 탄력이 있고 잘 움직이지 않는 사람의 시간은 늘어진다. 50이 넘으면 누구나 환자란 이름이 하나 더 붙는다. 현대인들의 삶은 촘촘하다. 스스로 삶을 몰고 가다 질식하곤 한다. 소위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균형을 잃는다. 이 불균형은 질병의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의 원인으로는 더위, 추위, 소음 등 물리적 스트레스와 세균감염, 외상, 약품으로 인한 외적 스트레스도 있다. 하지만 가장 위험한 스트레스는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불안, 긴장, 노여움, 공포 등의 스트레스이다.

의학에서도 1936년에 Dr. Selier가 최초로 외부로부터 오는 각종 물리적 심리적 자극에 대해서 신체에서 반응이 일어남을 이야기하고 '정신 신체의학(Psychosomatic Medicine)'이라 명명했다. 최근 메릴랜드 의과대학에서는 건강염려증(Hypochondria) 환자의 80%가 신체적으로는 아프지 않지만 아픈 증상을 비슷하게 경험한 환자가 불안증, 강박증 그리고 우울증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렇게 우리 몸은 정신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요가에서 말한다. "my mind is not me, but mine" 내 마음은 내가 아니고 내 것이다. 즉 내가 내 마음을 통제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

한 친구가 수년 동안 배와 등이 아파서 밤잠을 설쳤다. 최근에 들어서는 통증의 강도와 빈도가 늘어나 낮에도 또 어떤 날은 하루 종일 고통 속에서 살았다. 번번이 의사를 찾았고 많은 검사를 했지만 특별한 병명을 찾지 못했다. 나중에는 한방과 기 치료까지 받았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에는 대학병원의 응급실을 찾았다. 다시 혈액검사, X-Ray, CT Scan, MRI, Ultrasound 까지 다 했어도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나 자신도 평생 병원에서 근무해왔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결국 항 우울증 약과 과민성 대장 증후군 약을 복용하면서 운동을 시작했다. 거의 한 달이 지나니 통증도 가라앉고 숙면도 하며 혈색이 많이 좋아졌다.

요즘에는 그 친구가 운동에 푹 빠져 운동전도사가 되었다. 그 친구도 객관적으로 보면 행복의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 버지니아 울프가 말하는 '집안의 천사' 랄까. 대가족 제도 하에 맏며느리로 집안의 대소사에 밀려 무한한 인칭들 사이에서 자신을 잊고 몸을 부수고 비릿한 시간을 살아왔다. 그녀의 진정한 자아가 내면에서 "help me, help me" 하고 외친다. "이제 나한테도 관심 좀 써주세요." 하고 말이다. 대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파동이 겹치고 번져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중압감에 침몰된 당신이 SOS를 치는 것이다. 정신에서 야기된 신체증상(Psychosomatic disorder)을 경험하게 된다. 시대가 변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자식을 위해 무조건 희생하며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평생 자식만 바라보며 살기에 인생이 너무 길고 또 생의 목적이 종족보존만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행복의 기준은 다 다르다. 물론 행복지수와 건강지수는 비례한다. 하지만 건강자체가 생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건강한 몸으로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을 찾아야한다. 백세시대를 맞아 은퇴 후에도 수십 년이 기다리고 있다. 행복한 은퇴생활을 위해서는 운동과 취미생활이 필수적이다. 40세 이후가 되면 매년 근육 량이 1%씩 줄어든다하니 근력을 강화시켜야겠다. 직장에서 뛰어다니는 일은 운동이 아니라 책임과 의무에서 오는 피곤일 뿐이다. 직장 일을 마친 후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면 몸도 주인의 사랑을 느끼고 행복해진다. 은퇴 전까지는 각자의 본분인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만 은퇴 후에는 진정한 자아가 원하는 삶을 살아야 후회가 없다. 친구들아 우리 모두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보자. 여행도 좋고 봉사도 좋고 미루어 왔던 취미생활도 좋다. 한국여인들은 결혼하면 이름을 잊어버린다. 미국인들은 죽을 때까지 한번 주어진 이름을 간직한다. 왜 그럴까?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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