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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교차로] 망설이는 그대에게

이기희 / 윈드화랑대표·작가
이기희 / 윈드화랑대표·작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8/31 미주판 15면 기사입력 2018/08/30 16:15

무엇을 두려워하십니까? 중책을 감당하지 못 할까봐 걱정 되십니까? 전임 회장들의 공적과 비교돼 성패가 엇갈리는 상황이 염려되십니까? 뒤에서 그림자처럼 봉사하던 당신이 공인으로서 당당히 설 모습이 생경하십니까? 그대는 결코 타인의 눈에 비칠 모습과 실패가 두려워 뒤로 물러설 사람은 아닙니다. 당신 속에 있는 또다른 당신이 미약하다 끌어내리며 하지 말라고 종용해도 이번엔 단호히 거절하십시요. 가슴 깊이 응어리로 새겨진 당신의 존재감과 확신, 그 믿음을 이번엔 꼭 믿으셔야 합니다. 침착하고 나서길 꺼려하는 당신의 선택은 더 어렵고 고통스러울 줄 압니다.

사실은 당신에게 예쁜 엽서를 띄울까 했습니다. 중소도시에서 고생만 죽자고 하고 실리 없는 한인회 회장직을 맡아 주십사고 말로 부탁 드리기엔 너무 죄송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 전역의 중소 도시에서 한인회 회장직을 맡는 일은 명예는 고사하고 시간과 돈을 허비한다는 생각이 팽배합니다.

큰 도시는 한인회장이 되기 위해 공탁금 걸고 출마해 화려한(?) 경력으로 포장, 인신공격은 물론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선거를 치루는 것을 봤습니다. 임기동안 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 추대 돼 어깨에 힘주는 바보 인사, 한국 정계에 떡고물 챙기려는 어리석고 못난 불출(不出), 명함에 새길 직함 만들려고 신종 단체 설립해 망나니들 수장이 되는 전임회장도 여럿 봤습니다. 봉사와 화합, 단결과 자긍심으로 미 대륙에 한국 지도를 새길 한인회가 불신과 분쟁으로 갈라져 먹튀 나게 싸우는 곳도 있습니다. 한인회 회장직을 정치적 발판이나 사업적 이익을 위한 도구, 혹은 개인의 명예욕을 충족 시키는데 골몰한 사람들은 회장직을 끝내도 존경은커녕 싸구려 삼류인간 대접을 받으며 욕먹고 외면 당합니다.

이제, 나는 당신과의 만남, 우리들의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한 사람이 비둘기처럼 가슴으로 날아드는데는 10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얼마나 사겼는지 시간이 중요 하지 않습니다. 한인회에서 함께 봉사하기 전까지 가깝게 지내지 않았지만 사실은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몰래 훔쳐 봤지요. 어떤 분이길래 한결같은 모습으로 어른들 섬기고 이웃을 챙기는지. 한인회 행사나 경로잔치, 교회방문 때마다 색색 고물 얹은 시루떡을 해 오셨는데 모두 먹고도 남아 봉지봉지 쌓으니 현대판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이 아니겠어요. 당신은 가장 낮은 자세로 힘들고 고생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가장 높은 뜻을 심어주는 사람입니다.

할까말까 망설여 질때는 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자신의 능력과 인간에 대한 사랑의 열망을 과소 평가 하지 마십시요. 끈기있는 봉사와 성실함, 진실되고 선한 마음씨는 당신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 입니다. 그대는 세상의 더러움과 악, 독을 걸러내는 '참숯' 같은 분입니다. 어떤 화려한 경력과도 비교가 안됩니다. 흙에 입맞추며 하늘을 바라보는 그대는 내일의 희망이고 미래입니다. 모두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당신이 꼭 한인회 회장이 되기를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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