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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미스터 션샤인과 황기환 열사

지난해 9월 한국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막을 내렸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 동포들에게도 큰 인기였다.

줄거리는 신미양요(1871) 때 노비의 아들 유진 초이가 선교사의 도움으로 미국 군함에 승선하여 미국으로 간 후 미 해병 장교가 되어 한국 주재 미 공사관을 경비하는 부책임자로 입국한다. 당시 조선을 식민화하려는 일본의 계책에 대항하며 조국 조선을 위하여 애국 활동을 전개한다. 마지막 장면은 자기 연인과 조국을 위해 순국한다.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사실에 근거함으로 더욱 감명이 있었다. 혼탁한 국정과 부패, 풍전등화와 같은 국가의 운명. 특히 고종 황제의 나라를 위한 고뇌와 의병들의 우국 충성의 모습은 애국충정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친일파들의 매국 행위는 진실된 교훈이었다.

과연 미스터 션샤인의 유진 초이 라는 인물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인물인가. 드라마 작가는 한국 언론을 통해 밝혔듯이 유진 초이는 황기환이라는 실제 인물이다.



황기환은 어떤 인물인가. 황기환의 발견은 뉴욕한인교회 70년사에 그가 43세 때 서거한 후 마운트 올리벳 묘지에 매장되어 있다는 짧은 기사가 전부이다. 필자가 담임목사로 재직하던 2010년 애국운동을 하다 쓸쓸히 돌아가신 어른들의 무덤을 찾고 성묘해야 한다는 뜻을 깨닫고 100여 년 전 나라와 민족을 그리고 교회를 위한 성도들의 발자취를 그리고자 연고 없는 무덤을 찾아 헤매게 되었다.

마침내 첫 번째로 찾은 무덤이 황기환과 염세우의 무덤이었다. 조그마한 묘비에 한글로 대한인 황기환의 묘, 대한인 염세우의 묘도 새겨 놓았다. 묘지 사무실에서 황기환은 육군 중위로서 1차대전 참전 용사로 기록되어 있었고 사인은 심장마비로 벨뷰병원(맨해튼 남쪽)에서 사망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상은 국가 보훈처에서 찾고 있던 인물이었다.

황기환은 대한인 국민회 뉴욕지부 부회장으로 회장인 염세우와 같이 독립자금을 모금하여 상해임시정부로 보내었는데 모금의 활동 무대가 뉴욕한인교회였다.

1차대전 후 파리 강화 회의에 김규식(상해임정 부주석)을 임정대표로 선정하여 파리로 급파할 때, 파리에 체류하며 동포들을 위해 애국운동을 펼치고 있던 황기환을 서기장으로 임명하고 파리 강화 회의에 참석하게 했으나 일본의 방해로 참석을 못한다. 그러나 각 나라 대표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일본의 만행과 조선의 독립을 주지시켰다.

또한 상해임시정부(망명정부)가 있음을 알리고 승인을 획득했다. 나아가 서구 국민들에게 한반도 문제를 부각시키고 독립투쟁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획득했다.

당시 위원으로서 대표 김규식, 김탕, 여운홍, 조소앙, 이관용, 한기환, 윤해, 고창실 등이 있다. 김규식은 일찍이 상해로 돌아가고 위원들이 흩어졌으나 황기환은 끝까지 서기 대표직을 맡고 2년여 간 동포들을 돌보며 한인 국민회를 조직하고 애국운동을 전개했다. 황기환은 유럽의 1차대전 중 가장 어려운 전투에 수 차례 참가하였고 독일군과 백병전까지 한 그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동료와 부하들은 모두 미국으로 돌아갔으나 그는 동료 등을 위한 애국운동에 온 정력을 쏟았다. 그는 애국운동의 과도와 독립운동의 좌절이 43세의 나이에 결혼도 하지 않은 그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하직한다.

일 년에 몇 차례 어른들의 무덤을 지금도 찾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은 지나간 얘기의 한 드라마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다. 곧 지금의 얘기다. 승리한 자나 패배자나 시간의 흐름에서 살아진다. 그러나 고인들의 넋은 지금도 살아서 증언하고 있다. 그리고 역사 속에 진행되고 있다.

10여 년 전 알지 못하는 이들의 무덤은 조상 성묘의 뜻에서 찾았으나 나는 그분들의 얼을 찾았다. 큰 보람이다. 금광에서 금을 캐고 바다에서 진주를 찾는 것보다 더 귀한 것은 잊었던 그리고 잃었던 조상의 무덤에서 그 얼과 뜻을 찾는 일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제2, 3의 션샤인을 기대한다.


장철우 / 한민족문화재찾기네트워크 뉴욕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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