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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근 떠나고 미운털 참모는 버티고…

포터·힉스 사임으로 '문고리' 실종
맥매스터 보좌관, 세션스 법무는
대안 없고 탄핵 빌미 우려 못 잘라

지금 모든 사람이 궁금해하는 건 '누가 다음으로 백악관을 떠날까'다. 스티브 밀러(정책보좌관)일까, 아니면 멜라니아일까."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3년 전통의 워싱턴 중견 언론인 모임 '그리다이언(Gridiron) 클럽' 만찬에 참석해서 한 자조적 농담이다. 비판적인 언론인들 앞에서 자기비하적 농담을 했던 만찬 전통을 따른 것이지만 자신의 처지를 반어법적으로 드러낸 것이라 주목을 끌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믿었던 측근들이 떠나면서 분노와 고립감 속에 동맹국들과 무역 전쟁 같은 독단적인 정책 결정을 한다며 이를 '트럼프의 혼돈' 또는 '왕의 혼돈(King Chaos)'라고 부르고 있다. 백악관의 혼돈이 시작된 건 지난달 7일 롭 포터(41) 전 선임 비서관이 전처 두 명을 폭행한 사건이 불거지면서 갑자기 사임하면서부터였다. 포터는 지난해 1월부터 대통령을 향한 모든 보고서의 수발과 대통령 지시사항 전달을 책임진 부속실장 역할을 맡아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하나의 충격을 안긴 건 포터의 백악관 연인이었던 호프 힉스(30) 공보국장이다. 힉스는 장녀 이방카의 추천으로 2014년 트럼프 재단 때부터 공보담당 비서를 맡은 뒤로 대선을 거쳐 지금까지 남아있는 오랜 측근이었다. 그만큼 트럼프 패밀리의 신뢰가 두터웠다는 얘기다. 하지만 힉스는 지난달 27일 하원 정보위 비공개 청문회에서 "대통령을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 했다"고 증언한 게 문제가 되면서 사임했다.



'포터-힉스' 커플의 사임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가는 문고리의 실종을 의미한다. 포터와 힉스 외에도 트럼프 재임 15개월 만에 2016년 대선을 함께 치렀던 측근 대부분이 백악관을 떠났다. 지난해 2월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시작으로 캐슬린 맥팔랜드 전 국가안보 부보좌관(4월), 마이크 둡케 전 공보국장(5월),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7월), 스티브 배넌 최고 전략가(8월), 오마리사 매니골트 대외협력국장(12월), 디나 파월 국가안보 부보좌관(1월) 등이다.

스티븐 배넌 최고 전략가가 떠난 이래 백악관 최고 실세로 통했던 딸 이방카 보좌관과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도 존 켈리 비서실장이 본격 견제에 들어가 백악관을 떠나는 게 시간문제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정치에 제동이 걸리고 완충 역할을 했던 측근들이 빠져나가면서 백악관내 권력 공간에 뜻하지 않은 진공상태가 생기자 트럼프의 정책도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관세폭탄으로 이어진 통상정책과 강경파와 대화파가 맞붙은 대북정책이 대표적이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 보좌관은 쉽게 자를 수가 없고, 사랑하는 측근들은 잡을 수 없다는 게 혼돈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수사에 중립을 지키는 세션스 장관의 경우 사법방해로 탄핵의 빌미를 제공할까 두려워 해임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러시아의 대선 개입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역린을 건드린 맥매스터 보좌관도 대안이 마땅치 않아 쉽게 자를 수 없다는 것이다. 세계 최강의 권력자인 미국 대통령의 고립은 심각한 문제다. 진보성향 뉴 리퍼블릭은 이렇게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은 줄고 점점 고립되고 분노하게 되면 상상도 못 할 방식으로 악에 받친 대담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철강 무역 전쟁보다 훨씬 큰 전쟁선포를 할 경우 아부하는 공화당이 막을까, 무력한 민주당이 막을 수 있을까."


정효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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