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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12월 선거…스페인, 해임한 수반 출마 허용

물리적 충돌 우려 한발 물러서
EU "독립 반대.무력 진압 곤란"
선거 이후 사태 진정 미지수

스페인 카탈루냐 사태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분리.독립을 선언했고, 중앙정부는 카탈루냐에 대한 직접 통치를 결정했다. 양측의 대립이 자칫 독립 찬성파와 공권력과의 유혈 충돌로 번질 수도 있어 현지 분위기는 긴장감으로 팽배하다.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정부의 경고를 무시하고 독립공화국을 선포했다. 이에 맞서 스페인 상원은 30분 만에 카탈루냐에 대한 정부의 직접 통치를 허용하는 헌법 155조를 최초로 통과시켰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28일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을 포함해 내각 장관들을 전원 해임하고 자치의회도 해산시켰다. 이어 12월 21일 새로 지방선거를 치러 새 지도부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조기 선거 실시는 중앙정부가 카탈루냐를 계속 통치하려는 게 아니라 불법적으로 독립을 추진한 자치정부와 의회의 수뇌부를 교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정부는 소라야 사엔즈 산타마리아 부총리를 선거 때까지 카탈루냐 행정의 책임자로 지명했다.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 자치경찰의 수장인 주제프 유이스 트라페로 청장도 해임하고, 1만7000명의 자치경찰을 정부 관할로 귀속시켰다. 트라페로 청장은 지난 1일 분리.독립 주민투표 당시 적극적으로 투표소를 봉쇄하지 않아 반역 선동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다행히 그가 중앙정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히면서 자치경찰 측의 무장 반발 가능성은 낮아졌다.

스페인 정부의 초강수 대응에 대해 푸지데몬 수반은 TV 연설에서 독립 찬성 주민들에게 '민주적인 저항'을 주문했다. 그는 "우리는 자유로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전진하는 동시에 최대한의 안정과 평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우리가 지금까지 이룬 것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길은 헌법 155조의 적용에 민주적으로 저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립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향해 폭력과 모욕을 삼갈 것도 당부했다.



멘데스 데 비고 스페인 정부 대변인은 푸지데몬의 연설에 대해 "끝없는 무책임을 보여준다"고 비난하면서도 "푸지데몬이 12월 선거에 참여한다면 '민주적 저항'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푸지데몬의 선거 참여를 허용한다는 의미로 독립 주도 인사들에 대해 30년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밝혀온 스페인 정부가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대다수 국가들은 이미 카탈루냐의 독립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고, 이런 상황에서 스페인 정부가 지난 1일 주민투표 때처럼 주민들에게 고무탄을 쏘는 등 폭력 진압에 나설 경우 유혈 사태가 발생해 국제사회의 여론이 바뀔 수도 있다. 영국.독일.이탈리아.벨기에 등 분리.독립 요구 지역이 있는 국가들은 특히 스페인 정부가 빌미를 잡혀선 안된다며 물리적 충돌에 우려를 표했다.

12월 선거 뒤 카탈루냐 사태가 잠잠해질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독립 반대 여론이 우세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간 엘파이스가 카탈루냐 주민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5%가 카탈루냐 독립 선언에 반대했고 찬성은 41%에 불과했다.

하지만 선거가 실시되더라도 푸지데몬이 속한 칼라루냐민주연합이 다수당으로 연립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돼 이후 스페인 사태는 갈등 2막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스페인 정부는 약 20년 전 바스크 지역 독립운동 당시 스페인 정부가 분리독립 단체들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진압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에도 강온 대응을 적절히 구사하면서 카탈루냐 독립을 좌절시킬 것이란 관측이 많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서울=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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