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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교체해 새로운 20년 설계해야"…22년 한빛교회 사역 정수일 목사

정년 5년 앞두고 조기은퇴 결심
미래 비전을 위해 새 목회자 필요

유럽 지역 유학생 사역에 나설 것
성도들의 무한한 사랑에 감사해

지난 9월9일 샌디에이고 한빛교회는 정수일 담임목사의 조기 은퇴 및 원로목사 추대안을 가결 시켰다. 22년간 봉직해온 정수일 목사의 사임 의사를 장로회에서 반려해 오다가 뒤늦게 공동의회에 올려 내려진 결정이었다.

이 교회 헌법에는 담임목사의 정년을 65세로 규정하고 있으나 올해 60세인 정목사의 조기 은퇴와 원로목사 추대가 합법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한빛교회는 약 1000 여명이 넘는 교인이 섬기는 공동체로 신앙적 성장과 부흥을 이룬 교회로 지역에서 널리 평가 받고 있다. 목회자로서는 성공적인 목회로 보장 받은 정년을 내려놓고 조기 은퇴를 택한 정수일 목사의 생각과 뜻이 무엇인지 만나 알아봤다.

◈“새로운 미래 비전을 위해 담임목사 바꿔야”

“한빛 공동체는 이제 리더십의 교체로 또 다른 새로운 20년을 설계해야 할 때입니다. 목회자의 정년은 나이가 아니고 교회와의 관계와 상황에 의해 정해져야 한다는 것이 저의 오래된 신념입니다.”



자신의 은퇴에 대해 교회 상황을 중심에 두고 내린 결단 이었다는 것이 정목사의 첫마디다.

“1997년도 5월에 한빛교회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담임목사직을 맡았습니다. 지난 20여 년을 돌이켜 보면 정말 어려운 일도 많았었지만 하나님의 은혜 아래 오늘과 같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이 성도를 키우고 제자를 만드는 목회 방법을 성도님들이 허락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 제자, 사역 훈련으로 교회 부흥…20년간 이수자만 1천여명

한빛교회는 제자훈련과 가정교회를 기초로 영적 성장을 이뤄오고 있다. 지난 20년간 이 교회에서 8개월이 넘는 제자훈련과정을 이수한 성도가 700 여명, 6개월의 사역훈련과정을 이수한 성도는 약 300 여명이며 올 9월에 시작한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에도 67명이나 교육을 받는 중이다. 한빛교회의 제자훈련 사역은 처음부터 정수일 목사가 직접 이끌어 왔으며 미주한인교계에서도 몇 안 되는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 목회 한계 느껴…젊고 새로운 목회자 필요

“이제는 교인들의 평균 연령이 30대로 더 젊어지면서 목회자로서 성도들과의 문화적 차이와 목회방법 등 여러 가지 한계를 발견했습니다. 부족한 저의 이 문제를 타결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변화가 필요한데 제게 남은 정년은 겨우 4~5년으로 끌고 나가기엔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한빛교회를 위한 가장 좋은 선택이 결국 리더십을 바꿔 젊고 새로운 목회자를 통해 다음 20년을 설계해 나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 후임목사의 방법으로 목회방식 바꾸고…성도를 키우는 일, 끊어지지 않아야

새 담임목사에 의해 새로운 방법으로 한빛 공동체의 비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정목사는 자신이 재임했던 ‘20년 간의 것들’을 수리하는 것보다 준비된 새 목사의 뜻과 방법으로 이끌 수 있도록 모두 바꾸어야 한다며 후임 목사는 2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고 이중언어가 가능한 분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자신의 소견을 제시했다. 후임목사 청빙과 새로운 20년의 비전은 남아 있는 성도들의 몫이라며 다만 교회가 성도를 키우는 일이 끊이지 않도록 힘쓰길 권했다.

◈ 청년과 유럽지역 유학생 사역에 나설터

“한빛교회를 떠난 후에는 유럽 등지의 해외 유학생들을 섬기는 사역에 나서고 싶습니다. 지금 생각은 우선 독일로 향해 가고 있지만 어느 지역인지 아직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유럽에서 공부하는 한인유학생 등 젊은이들에게 제자훈련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신앙심을 높여 한국으로 돌아가 교회를 섬기게 하려고 합니다.”

정 목사가 은퇴 후에 유럽에서 젊은이들을 위한 사역을 계획하게 된 동기가 있다.

2012년도 안식년에 독일의 한 한인교회에서 8주간 사역을 하면서 한인 유학생들이 현지의 일자리가 부족해서 학업을 마친 뒤에는 모두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복음을 받아 들이기 쉬운 유학 환경 속에서 교육과 훈련은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 20년의 제자훈련과 교육 경험을 가진 정 목사가 가져 볼만한 동기였다.

◈ 문화재단설립 무산돼 아쉬어…꿈같이 지내온 시간들 성도들께 감사

“이제 내년도에 은퇴가 결정되고 보니 아쉬운 것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 하나는 한인사회를 위해 비영리법인으로서의 문화재단을 설립하려고 했던 계획이 본의 아니게 무산된 것이고 또 하나는 부임 당시에 교회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로 시작하다 보니 담임목사로서의 일한 흔적이 너무 많은데 미처 변화에 따라 성도님 들에게 위임할 시기를 놓친 것입니다. 성도님 들과 꿈같이 지내온 세월입니다. 어느 목사도 누리지 못한 많은 것들을 누렸다고 생각합니다. 분에 넘치도록 받았습니다. 하나님과 성도들에게 감사 드리고 감격합니다. 섭섭함도 있을 수 있지만, 사랑의 마음이 섭섭함을 넘어설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정수일 목사의 교회와 성도를 위한 선택이 영광스런 결과로 되돌아 오는 날을 기대해 본다.


정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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