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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간증: 임영희(임용근 전 오리건주 상원의원 부인)

[시애틀 중앙일보] 발행 2017/04/04 미주판 4면 기사입력 2017/04/04 11:29

보너스의 삶

임용근 전 오리건주 상원의원과 부인 임영희씨

임용근 전 오리건주 상원의원과 부인 임영희씨

사람은 한치 앞을 못 본다 했던가, 내게 이러한 변화가 오리라고 그 아무도 상상을 못했다.작년 2016년은 내 나이 77세, 미국에 온지 거의 반세기가 되어가는 해다.

3월2일 남편과 함께 오랜만에 영화를 보고 식당으로 가기위해 차를 탔는데 갑자기 머리가 터질듯이 아파왔다. 가는 동안 어지럼증과 속이 메스꺼워서 '왜 이렇게 어지럽고 메스껍지?' 했다.

식당 앞에 당도하여 남편이 차문을 열어주는데 내려서면서 그대로 땅에 주저앉아 버렸다. 온 몸이 편편치 않고 기운도 없고 해서 도저히 밥을 먹을 것 같지 않아 집으로 가자했다.

남편은 그때 혹시 내게 뇌졸중이 아닌가 의심이 생겨 나에게 세가지를 해보게 했다. 웃어보라 , 혀를 내밀어보라 , 팔을 올려보라 이것은 영어로 뇌졸중(Stroke)인 가를 확인해 보는 기본이다. 나는 정상적으로 시키는 대로 잘 했다.

그래도 남편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 있었던지 나를 차에 태우고 가까운 안식교 종합병원으로 갔다. 응급실에 도착하니 뇌졸중 환자란다. 내입에서 침이 흐르고 있었단다. CT촬영도 했다.

의사가 와서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 오른쪽 뇌로 연결된 가는 핏줄이 막혀서 뇌졸중 현상이 생겼으니 막힌 핏줄을 뚫는 주사란다. 남편이 " 좋은 결과를 믿을 확률은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 "이 주사를 맞고 환자가 죽을 수 있는 확률이 30%가 되지만 그래도 내 어머니가 이러한 상태로 병원에 왔다면 주사를 맞게 할 것이다."라고 의사가 답변했다.

결국 주사를 맞기로 했다. 주사를 맞자마자 오른쪽 눈이 감기지 않고 안면이 왼쪽으로 틀어지고 왼쪽 팔과 다리가 축 늘어져 손끝 발끝을 까딱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얼굴의 변화를 느끼면서 울음이 터졌고, 남편도 작은아들 빌리도, 의사까지도 당황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 이후는 기억이 없다.

눈을 떠 남편의 얼굴을 알아보았을 때는 OHSU 병원의 응급실이었고 목과 코 속에 박혀있는 가는 호스줄들로 몹시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안식교병원에서 응급차를 태워 손으로 산소호흡을 하면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도중에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함께 구급차를 타고 올 동안 남편의 마음은 지옥이 따로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응급실에 있던 5일 동안 의사들과 테크니션들이 다리를 꼬집어 보기도 하면서 감각이 있느냐 묻고 수시로 피를 뽑아 검사하고 CD 촬영을 몇차례 거듭하고 MRI 촬영도 한 결과 목 뒤에 오른쪽 뇌로 연결된 가는 핏줄이 막혀서 생긴 뇌졸중(Stroke)이라며 그 결과로 왼쪽 팔과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됐으며 시간이 경과되면 다른 핏줄을 통해 오른쪽 뇌가 왼쪽 팔다리의 움직임을 감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별히 처방되는 약도 없고 다만 콜레스트롤을 녹여준다는 약과 피를 묽게 해서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도와주는 약을 처방해주어서 매일 먹도록 해주었다.

응급실 5일 만에 호스를 떼 내고 병실로 옮겨갈 수 있었다. 저녁에 친지 여러분이 병문안 차 방문하여 기도해주시고 위로해 주시고 돌아갔다. 다음날 아침, 언어 훈련과 두뇌 훈련을 위해 전문 담당자가 다녀갔다. 뇌졸중으로 생긴 언어장애와 뇌손상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훈련을 하는 것이다. 나는 다행히 뇌는 상하지 않았고 안면경색으로 인해 입모습이 바르지 않고 발음이 부정확하게 되어서 훈련이 필요했다.

남편에게 우리집 가까운 곳에 재활훈련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을 당장 알아서 그곳으로 옮겨가자고 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엿새째 날이었다. 쓰러지기 전 몸무게는 97,8파운드였는데 90파운드로 빠져 있었다. 하나님께서 내가 너무 바쁘게 살아왔으니 좀 쉬라고 나를 쓰러뜨리셨다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몸이 너무 피곤하여 움직이는 것이 싫었지만 다음날부터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의 의미를 어디서 찾는 것일가? 문득 내 인생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았다. 금년이라는 해는 여러모양으로 나에게 의미를 부여해주는 소중한 해이다.

첫째, 결혼하여 만 54년째되는 해이다. 오늘날까지 건강하고 부족함 없이 살도록 축복주신 하나님께 무한 감사를 드리고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외나무다리를 건느듯 아슬아슬하게 넘긴 세월도 있었고 산전수전 겪으면서 두손 맞잡고 서로 손을 놓지않아 오늘에 이른것에 감사하며 나와 아이들을 위해 일생을 수고하며 함께 늙어가는 남편에게 너무너무 감사한다. 금년은 9수의 해니 많은 좋은 일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나는 하나님의 은총으로 새로이 태어나 돌을 맞은 것이다. 이제 보너스의 삶을 받아 당당히 한살이 되었으니 하나님 허락하시고 보호해주시는 한 무한대한 날들이 나의 설계를 기다리고 있다.

육체적으로 뇌졸중 환자는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지만 작년 일년동안 노력하여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계속적인 노력을 해서 완전에 가깝도록 스스로 단련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고 정신적으로는 지난 생활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삶을 보람있고 가치있게, 하나님 보시기에 '잘 한다'하실 계획 세워 실천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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