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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에서 내려와 자유를 찾다

김혜원 인턴기자
김혜원 인턴기자

[샌프란시스코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3/13 15:21

여성의 지위와 사회 분위기 변화 영향

불편한 하이힐 대신 실용적인 단화 선호

높은 굽의 하이힐 대신 운동화나 단화를 찾는 여성들이 많아졌다. 여성의 사회· 경제적 지위와 사회 분위기가 변하면서 여성의 복장에도 자유화 바람이 불고 있다.

여성성의 상징으로 여겨져온 하이힐은 활동성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 신발이다. 운동은 커녕 걷기조차 불편하다. 하이힐이 척추측만증, 무지외반증, 퇴행성관절염 등 각종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 익히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들이 ‘여성스러워’지기 위해 이를 감수하고 높은 굽에 올라서왔다. 그러나 요즘 여성성, 남성성의 이분법적 구분을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하이힐을 벗고 단화를 찾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NPD Group의 조사에 따르면, 작년에 비해 하이힐의 판매량은 12% 감소한 반면 단화의 판매량은 37%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에디티드(Edited)는 하이힐의 재고가 전년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또, 약 1/3의 하이힐이 평균 47% 할인판매 됐음을 지적하며, 판매량 감소의 원인이 재고 부족이나 가격이 아니라 소비자의 기호 변화에 있다고 해석했다.

물론 하이힐을 신는 여성들도 여전히 많다. 달라진 것은 여성이 하이힐을 ‘신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예전과 달리 평상복을 입는 직장이 많아졌고, 격식 있는 식사 자리에서도 단화를 신을 수 있게 되는 등 사회적 변화를 원인으로 봤다. 건강과 운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도 한 몫했다. 이같은 변화에 발맞춰 유명 스포츠의류업체 N사는 여성 디자이너들로만 구성된 팀을 꾸려 다양한 사이즈와 기능성을 고려한 제품군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에는 ‘꾸밈 노동’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화장, 체중 관리 등 여성에게만 요구되는 ‘여성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가리키는 말이다. 특히 서비스 업계에서 여성 노동자가 안경을 쓰거나 화장을 하지 않으면 업무와 무관한데도 불구하고 불이익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혹자는 꾸밈은 개인의 선호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개인의 선호에 구조적 권력이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이힐 대신 단화를 신고, 한정된 에너지를 꾸밈 노동에 낭비하지 않으면 보다 건강하고 생산적인 사회가 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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