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정신건강 에세이] 음악 치료

음악은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인간의 마음에 평화를 선사하고 상한 마음에 위로를 주며 낙심한 마음에 용기를 가져오는 역할을 해 왔다. 그런데 음악이 ‘음악 치료’(Music Therapy)란 이름으로 의학에서 환자 치료에 일익을 담당하게 된 것은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루어진 업적이다.

정신과 환자들의 불안이나 우울증을 감소시키는 역할은 물론 파킨슨 씨 병이나 알츠하이머 씨 병에서 증세를 호전시키는데 큰 기여를 해 왔다. 게다가 근래에는 신경과학, 두뇌영상의 발달로 인해 환자가 음악을 들을 때나 악기를 연주할 때 실제로 두뇌에 어떤 변화가 오는지, 음악 치료가 어떻게 효과를 보는지 밝혀졌다. 또 뇌졸중으로 인해 언어기능이 상실된 환자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언어가 회복되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언어나 운동기능의 회복은 물론 음악으로 인해 어떻게 기분을 전환키는 뇌 화학물질의 분비가 촉진되는지 또 상실되었던 기억과 감정이 어떤 경로로 회복되는지 알려졌다.

파킨슨 씨 병은 점진적으로 악화일로에 치닫는 운동장애의 일종이다. 두뇌의 가장 깊숙한 곳인, 대뇌와 척수가 만나는 부위에 위치한 뇌간(腦幹, Brain Stem)에 있는 흑질(黑質, Substantia nigra)가 파괴되면서 이곳에서 도파민이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감소해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손이 떨리고 얼굴의 근육이 굳어지고 풀리며 보폭이 감소하고 걸음걸이가 어려워지다가 균형을 잡지 못해 넘어지기도 하는 만성질환이다. 그 결과 움직임을 시작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인간의 두뇌는 선천적으로 리듬이 강조되는 음악에 반응하도록 되어있다. 포유류 중에서 인간만이 리듬이 있을 때 자동적으로 발의 박자를 맞춘다.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에 의하면 한민족의 조상인 부여 사람들은 술을 마시고 춤을 즐긴다고 적혀있는데 아마도 우리 민족은 조상 때부터 세 박자 리듬이 나오면 자동적으로 어깨춤을 추지 않았나 생각된다. 하여간 음악은 뇌신경 조직을 통해 음률을 어떤 조직적인 운동으로 변화시켜 움직임을 유발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음악이 운동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한 학자는 “음악을 들려주면 굳어있던 환자가 움직여 걷기 시작한다. 균형 잡기에 문제가 있던 환자는 발걸음을 음악에 맞춰 리듬에 일치시키려 한다. 늦은 리듬은 손 떨림이나 부조화된 근육 완화시켜준다.”라고 말했다. 악기를 연주하면 운동 근육이 조화를 이루고 박자 감각이 발달한다. 파킨슨 씨 병은 물론 자폐증이나 뇌성마비 환자들 까지도 전통적인 물론 아프리카나 커리비언 북 들까지 포함된 ‘타악기 워크숍’에 참석시켰다. “참가자들은 타악기를 연주한 뒤 신체 운동의 조절이 향상되었다. 동작이 유연하게 되었고 손 떨림이 감소했다.”



음악을 관장하는 두뇌 부위는 언어 관장 부위와 겹쳐있다. 그래서 뇌졸중으로 언어 능력을 상실한 환자에게 음악치료를 하면 기존의 뇌세포 통로를 재교육시키거나 새로운 통로를 발달시켜 언어 능력을 회복하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언어 중추인 좌측 두뇌가 파괴되어 언어능력이 상실된 환자에게 음악 치료를 반복하다가 음악을 중지한 다음 가사만을 기억하게 한다, 다음으로는 그 자리에 언어 구절을 반복시키는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다.

음악치료를 통해 환자는 우울증이나 불안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노어에피네프린이나 멜라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증가한 결과라고 한다. 조용한 음악이 혈압을 낮춘다는 보고는 자주 발견된다. 수술 전에 환자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불안이나 혈압 감소는 물론 코티졸이라는 스트레스 홀몬의 분비가 감소되고 있음이 보고되어 있다.

알츠하이머 씨 질환에서 상실되었던 기억이 가끔 회복되는 것은 물론 우울이나 불안이 감소한 결과일 것이다. 이들 환자들에게 비발디의 ‘사계’ 중 ‘봄 악장’을 들려주면 불안이 상당히 누그려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 말고도 음악은 해마나 편도체를 자극한 결과일 수도 있다. 이 부위는 기억과 감정을 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위는 알츠하이머 씨 질환 환자에서 대뇌에 비해 그 손상도가 적다고 알려져 있다.


정유석 (정신과 전문의)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