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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서 즐기는 오페라 ‘잊지 못할 추억’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서

1년에 한 번 샌프란시스코의 전쟁기념오페라극장(War Memorial Opera House)에서 공연되는 오페라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바로 샌프란시스코 야구 경기장인 AT&T파크에서 ‘야구장에서의 오페라(Opera at the Ballpark)’라는 이름으로 매년 열리는 행사를 통해서다. 이 행사는 전쟁기념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의 공연을 AT&T파크에 준비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동시 상영해 대중들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한다. 올해로 11회를 맞는 ‘야구장에서의 오페라’는 지난 6월 30일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를 상영했다. 야구장에서 관람하는 오페라라는 독특한 조합을 체험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았다.

행사 당일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추산에 따르면 이날 야구장에는 2만3000여 명의 관객이 들러 전쟁기념오페라극장의 3000여 명의 관객을 합치면 이날 ‘돈 조반니’ 공연을 본 사람은 약 2만60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공연을 보기 위해 본 기자는 친구와 함께 야구장을 찾았고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구입한 뒤 자리를 잡았다. 공연이 무료고 자리도 선착순으로 정해지는 탓에 야구장에 조금 늦게 도착한 기자는 자막이 스피커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자리밖에 남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다음 행사에 참가할 사람들은 공연 시작 약 한 시간 전에 입장이 시작되니 되도록 일찍 도착해 스크린이 잘 보이는 자리를 사수하는 것이 좋겠다.

자막이 잘 보이지 않아 아쉽게도 제대로 된 오페라 감상은 할 수 없었지만 여름 해질 무렵 샌프란시스코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음악을 배경으로 친구와 함께 먹는 나초와 맥주 한 잔의 맛은 일품이었다. 특히 나초는 계속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적이어서 나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기자가 자리를 잡은 곳은 야구장 일반 관람석이었지만 마리나 게이트를 이용하면 야구장의 푸른 잔디 위에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 분위기를 즐기며 오페라를 관람할 수도 있다. 잔디 위 관람석도 선착순으로 어느 정도 자리가 차면 입장이 불가하기 때문에 공연전에 여유있게 도착해야 한다. 다만 잔디밭이나 관중석 모두 야외이기 때문에 저녁의 쌀쌀한 샌프란시스코 날씨에 대비해 담요나 따뜻한 옷을 챙겨가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오페라 ‘돈 조바니’는 3시간이 넘는 긴 공연이다. 때문에 한 번의 인터미션 시간이 있는데 이때 스태프들이 무대를 세팅하는 것을 지켜보는 동안 트위터에 관객들이 물어본 질문들에 대해 SF 오페라단측이 직접 답변하는 시간도 마련돼 있었다. 오페라 팬들은 이런 기회를 적극 활용해 평소 가지고 있었던 궁금증을 해결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는 최대 32%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전쟁기념오페라극장에서의 오페라를 관람할 수 있는 특별한 혜택도 주어진다. 할인된 금액을 적용하면 발코니석은 24달러부터, 오케스트라석은 68달러부터 시작한다.

오페라 동시 상영은 2006년 시빅센터플라자에서 처음 시작했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 부인’을 상영했으며 약 8000여명이 참석해 무료 오페라를 즐겼다. 이후 도니체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푸치니의 ‘토스카’, 베르디의 ‘아이다’, ‘팔스타프’,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일트로바토레’, 비제의 ‘카르멘’,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과 올해 상영된 ‘돈 조바니’까지 거장들의 오페라를 무료 라이브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매년 제공되고 있다.

오페라를 즐기는 한인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오페라를 경험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더더욱 이번 행사를 추천하고 싶다. 한여름밤 사랑하는 연인, 또는 친구, 가족들과 야구장에서 즐기는 오페라는 오랜 기억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류혜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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