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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총영사…그리고 10초간의 침묵

108주년 추모식 서니베일서
미주 안 의사 기념사업회 개최

경건하고, 엄숙한 자리였다. 뜻깊은 행사였다. 그런데 잠시 식의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다. 추모사가 이어지는 차례였다. 나지막하고, 경건한 어조로 읽어내려가던 총영사가 말을 멈췄다. 4초, 5초…. 좌중에서 두런거림이 시작됐다. ‘혹시 원고가 잘못됐나?’ 무거운 침묵은 10초 넘게 계속됐다. 추모사는 간신히 이어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떨리는 어조와 목 막힘, 그리고 머뭇거림이 몇차례 더 반복됐다.
한동안 총영사의 말문을 막았던 것은 이 부분이었다. “어머니이신 조마리아 여사님께서 사형을 선고받은 의사님께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걸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라고 하시며 당당함을 잃지 않도록 당부한 것은 지금도 많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 순국 108주년 추모식이 17일(토) 서니베일 커뮤니티 센터에서 열렸다. 미주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회장 윤자성)가 마련한 추모식에는 하얼빈에 있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비롯한 각종 사진 전시회도 함께 열렸다.
윤자성 회장은 “날씨가 궂은 가운데 참석해준 안중근 의사 증손자 토니 안을 비롯한 유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안 의사의 삶에 깃든 투철한 삶의 철학과 애국애족의 정신이 우리의 가슴 속에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윤 회장은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도운 윤능효 지사의 손녀딸로 31년째 미주 지역에서 기념사업회를 이끌고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준용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는 “외무부 재직시절, 그리고 중국 공관에 근무할 때 안중근 의사 관련 사업에 여러차례 참여했다. 하얼빈의 기념관 건립도 그 중 하나였다”며 “당시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또 나 자신도 팔순이 넘은 노모가 계시기 때문에 추모사 중에 울컥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죄송하다”며 양해를 구하자, 청중들의 따뜻한 갈채가 쏟아졌다.
기념식에는 이찬미 학생의 ‘상록수’ 독창과 김나애 학생의 ‘안녕하세요, 안중근 할아버지’, 김수지 학생의 ‘코레아우라’ 등의 에세이 낭독이 있었다. Xrio 앙상블이 음악을 맡았고, 이스트베이 한인회 정흠 회장, 평통 이진희 간사, 민기식 미주 총회장 등이 자리했다.




백종인 기자 paik.jongi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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