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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역사 칼럼] 미국 파업의 역사

자유 시장 사회에서는 누구나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둘 수가 있다. 그러나 직장을 마음 내키는 대로 그만둘 수가 없게 하는 사회도 있다. 일부 독재국가가 그런 사회이다. 그런 사회에서는 직장이 싫다고 내키는 대로 그만두게 되면 엄한 처벌을 받는다. 북한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직장을 마음대로 때려치울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사회에 사는 것도 행복이다. 때로는 직원들이 직장을 그만두는 것도 아니면서 집단으로 일을 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것을 무기로 삼는 수가 있다. 바로 파업이 그것이다.

파업을 영어로는 ‘strike’라고 한다. ‘strike’는 주로 ‘치다’, ‘때리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단어이다. 일설에 의하면 작업 도구를 땅에다 내팽개치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즉, 일에 불만이 있어서 작업 도구를 땅에 때려치우고 일을 하지 않음을 뜻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말로 ‘때려치우다’라는 표현과 일맥상통한다고 하겠다. 그래서 그런지, 파업은 주로 육체적 노동을 하는 직장에서 자주 발생해 왔다.

파업은 부당한 처우에 불만을 품고 그 부당한 처우를 고쳐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일으키는 직원들의 집단행동을 말한다. 부당한 처우의 주된 사항은 대개 보수와 근무 시간이 주류를 이룬다. 미국 역사에도 입에 풀칠할 정도의 낮은 보수와 하루 12시간이 넘는 노동 조건으로 노동자를 착취하다시피 했던 사례가 산업화 이후에 무수히 발견된다. 미국 역대로 굵직한 파업 사건을 열거하며 노동자들이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해 어떻게 노력해 왔는지를 살펴보자.

미국 역사상 크고 작은 파업이 수없이 있었지만, 특기할 만하게 굵직한 파업은 1886년의 ‘The Southwest Railroad Strike’이 처음으로 손꼽을 만하다. 20만 명 이상이 참가한 이 파업은 노동자들을 착취하기로 악명 높던 철도 부자 제이 굴드(Jay Gould)를 상대로 나이츠 오브 레이버(Knights of Labor)라는 노동 단체가 주도한 파업이었다. 불안전한 작업 환경과 적은 보수에 불만을 품고 일으킨 파업이었다. 그러나 고용주인 제이 굴드 측이 파업 주동자의 요구를 묵살하고 노동단체에 가입하지 않는 노동자를 대신 고용하는 바람에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20만 명이 넘은 노동자들이 직장만 잃게 된 셈이다.



규모면에서는 아주 큰 편은 아니지만, 경제적인 파급효과 면에서 대형 파업은 1902년에 일어난 무연탄 광산 파업 사건이다. 펜실베이니아 주의 무연탄에서 근무하던 14만 명의 노동자들이 안전한 작업 환경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벌인 이 파업은 무연탄 생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당시 대통령이던 시오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대통령까지 개입할 정도로 파급 효과가 컸다. 대통령의 중재 노력도 허사로 끝나자, 이번에는 당시 금융가의 황제인 J. P. 모건(Morgan)이 본인이 겪게된 금융적 손실을 생각하여 중재에 나섰다. 20%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던 노동자들의 요구를 10% 인상으로 낮추는 데 성공하여 일단락되었다.

1919년의 철강 파업도 특기할 만하다. 35만 명이 참가한 이 파업으로 인해 전국의 철강 산업 절반이 5개월간 마비되었다. 당시 최대 철강 재벌인 ‘The U. S. Steel’ 회사가 민심이 파업 노동자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언론 전략으로 인해 이 파업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1922년의 철도 산업에 종사하던 직원들이 일으킨 파업도 주목할 만하다. 당국이 철도 상점 종사자들의 월급을 7센트 낮추겠다는 발표에 상점 종사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 파업에 40만명이 참가하여 규모면에서는 매우 컸다. 그러나 경제적인 효과가 작았던지 몰라도 파업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다. 당국이 노동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을 고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종업원들은 급여를 5센트 낮추는 선에 합의하며 일터로 되돌아갔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파업 중 대규모는 1997년에 일어난 UPS 파업이다. 파트 타임 직원들이 정규직으로 바꿔줄 것과 임금 인상을 요구한 이 파업은 일반인들이 직원들을 응원해 주는 사회적인 분위기 덕분으로 파업자들의 요구가 모두 관철되었다.

최근에 와서는 파업을 일으키는 사건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작업 환경이 많이 개선되고 경제적으로 많이 풍성해져서 그럴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런 견해가 맞는 주장이기를 크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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