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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건 칼럼] 부끄러운 공탁금 3만달러의 가치

홍성구 후보는 한인회장에 출마를 하고 싶은데 공탁금 3만달러가 없었다. 한인회장 후보등록 마감 3일을 앞두고 김백규 전 한인회장을 찾아가 부탁을 하고, 한인회장 선거 출마를 발표했다. 그렇게 3일만에 한인회장의 꿈에 도전했으나 200명의 추천인을 못받아 결국 탈락을 하고 말았다. 3일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승자는 말이 없고 패자는 이런저런 이유와 변명이 많다. 애틀랜타 한인사회가 회장 선거후 마치 한국의 조국 청문회와 같은 내로남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한인회장 선거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님비(Not In My BackYard)’ 즉, ‘내 뒷마당은 안 된다’는 한인사회에 만연된 내편 네편 의식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할때는 ‘제발 내 앞마당에’를 의미하는 ‘핌피(Please In My Front Yard)’ 현상을 보여 주었다. 이같은 ‘님비·핌피 현상’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한인사회에 오랜 시간 자리잡은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오래도록 쌓인 학연, 혈연의 친분과 지역적 연고로 인해 갈등조정 능력이 한계를 드러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우선 한인회장 선거 후 한인사회는 탈락한 홍 후보와 지지했던 일부 한인들이 자신들의 페북, K 파워 카톡방 등 온갖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에서 한인사회의 부끄러운 치부를 낱낱이 알렸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 과정에서 의기투합한 소수의 몇명은 자신들이 가장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람인양 한인회와 선관위 관계자에게 인신공격과 의견의 불일치를 비판하며 한인사회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대학 입시를 위해 수험생들은 3일이 아닌 3년을 준비하고 자신이 입학할 대학교의 지원서 양식과 대학이 발표한 입학 요강을 숙지하고 입학 원서를 제출한다. 배기성 전 한인회장 때까지는 한 명이 입학 원서를 제출해 자동 입학이 가능했다. 김일홍 현 한인회장은 한 명도 입학원서를 제출하지 않아 학교측에서 입학금도 면제해주며 특별전형으로 입학시켰다. 이번엔 김과 홍 후보 2명의 수험생이 입학원서를 제출해 경쟁 상황이 되었으나 한쪽이 입학요강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했다. 그렇다고 학교측이 제출된 입학원서와 원서비를 돌려주지 않으며, 2명의 경쟁률도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홍 후보가 선관위에 모든 서류를 제출할 때는 자신이 시행세칙도 숙지하고, 후보등록에 필요한 서류를 완벽하게 준비하였기 때문에 후보 등록을 한 것이다.

그나마 선관위가 FBI 서류도 일주일 연장을 해주었기 때문이지, 원칙적으로 서류미비로 후보등록이 안되는 조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후보는 등록시 모든 서류와 공탁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선관위의 설명에 수긍하며 후보 등록을 했다. 그러나 홍 후보 탈락후 한인사회에 뜬금없이 흑백논리의 마녀사냥이 시작되었다. 문제의 발단은 공탁금 3만 달러였다. 홍 후보와 이면계약(?)을 하고 주저없이 3만 달러를 후원한 김백규 전 한인회장이 누구인가. 애틀랜타 한인사회 성장의 원동력이며, 평화의 소녀상 건립, 한인회관 건립 등 한인사회에 큰 족적을 남긴 대표성 있는 인물이다. 3만 달러는 큰 돈이다. 그런데 3만달러의 가치가 3일만에 휴지 조각이 되었다. 한인사회 일각에선 홍 후보가 타인의 돈 3만 달러를 쉽게 생각한 점과 상대 후보를 너무 쉽게 판단 하였으며, 3일만에 한인회장이 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진 안일한 준비가 후보 탈락의 큰 원인이라고 진단하는 목소리가 있다.



내편 네편 분열의 사태에 침묵하는 김백규 전 한인회장이 어른(어른이라 함은 한 집안의 대소사 문제 발생시 집안의 큰 어른이 연륜과 경험, 지혜를 통해 해법을 제시하는 위치에 있는 분을 가리킨다)의 역할을 통해 해법을 제시할 차례이다. 당연히 탈락후보는 어떤 경우에나 억울함과 부당함을 호소할 수 있다. 유권자 등록과 정치력 신장을 위해 구성된 K파워는 홍 후보자의 공탁금을 지원한 김백규씨가 위원장으로 있는 단체이다. K파워 회원 몇명이 밤낯없이 한인회칙과 선관위 시행세칙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서명운동, 비대위 구성 등 시민운동이라는 명분으로 나라를 구하는 독립군인양 종횡무진 전초병 역할을 하고 있다. 한인 개개인이 목소리를 높이고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우선 한인회비를 납부하는 기본적 의무를 다하고 우리가 주장하려는 권리를 몇명의 소수가 아닌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여 신뢰할수 있는 매개체를 통해 주장해야 한다.

최근 한인사회는 유공포상 문제와 투서 문제, 한인회장 선거, 한인회 회칙과 선거 시행세칙의 합법과 불법 논란 등, 다양한 가치의 충돌로 ‘옳고 그름’에 대한 전반적인 불일치 문제로 인해, 갈등이 없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분열의 늪’에 빠져 있다. 공탁금 반환 등 부조리한 모순의 구조를 주장하는 홍 후보는 한인회 관계자와 만나 지혜롭게 현명하게 대처하며 해결하면 된다. 이제 한인사회 구조상 ‘나는 해도 되고 너는 하면 안된다’는 ‘님비·핌피 현상’은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시스템을 준비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소통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본래 언론인으로 차기 한인회장에 출마를 약속한 홍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경험한 값진 교훈과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부디 타인에게서 후원 받은 공탁금 3만 달러의 가치가 부끄럽지 않은 수양의 도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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