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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열며] 춥고 험악해지는 날씨

위선재 / 웨스트체스터
위선재 / 웨스트체스터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11/07 미주판 12면 기사입력 2019/11/06 14:49

계절이 바뀌어 십일월이다. 어제는 하루 종일 배고픈 늑대의 울부짖음 같은 황량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내일부터 기온은 급격히 떨어진다고 한다. 춥고 음울한 계절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바깥 활동을 줄여야 할 것이고 외출할 때마다 두꺼운 외투를 걸쳐야 할 것이란 전망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아! 티셔츠 바람으로 마음껏 나다니던 그 따뜻하고 개인 날들을 어디로 갔을까? 난방비도 많이 나올 것이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겨울 동안 매출이 확 떨어질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라면 빙판길에 교통체증이 늘어나는 것을 걱정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음울한 계절에 더욱 험악해지는 일기예보에 벌써부터 의기소침해지게 된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다가 올 겨울 날씨에 미리부터 포위 당해 손발 묶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사실은 우리는 해마다 돌아오는 모든 겨울 날씨를 헤쳐왔다. 겨울이 되면 모든 여건이 안 좋아지긴 했어도 모든 눈폭풍을 헤쳐왔고 빙판길이 된 모든 출퇴근 길을 다녔으며 가까운 곳에도 외출하지 못 하는 긴 시간을 인내해 왔다. 겨울도 살아보면 견딜 만한 것이다.

요즘 집들은 실내에 난방도 조명도 잘 되어 있으니 그냥 활동 범위가 실내로 좁혀진다는 것뿐이니 그런 불편을 감수하고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겨울이 다가오면서 마치 막강한 적군이 다가오는 것처럼 오금부터 저려오는 것은 꼭 겨울이 못 견디게 힘든 것이어서 라기보다는 심리적인 현상인 것 같다. 헐벗고 추웠고 배 고팠던 겨울 날들에 대한 기억들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아무리 겨울이 지나면 또 새 봄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일단 눈 덮인 겨울이 두 달이고 석 달이고 눈앞에 버티고 있을 것을 보면 벌써부터 의기소침해지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 이런 현상은 나이가 젊은 층 보다는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더한 것 같다. 자신 또한 계절처럼 쇠잔해지고 있다고 느끼곤 하는 것 같다.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삶은 점점 더 험해져 가고 외로워진다는 심정일 때 다가오는 겨울은 더 두려워지곤 한다. 그러니 압도적인 자연현상과의 심리전에서부터 벌써부터 밀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압도적인 자연현상은 곧 우리를 덮치게 될 것이다.

생각해 보면 세월이란 따뜻한 계절과 차가운 계절이 서로 치고 밀리는 반복일 뿐이다. 따듯한 계절이 없이는 차가운 계절이 존재하지 않고 차가운 계절이 없이는 따뜻한 계절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차가운 계절의 한복판 속에서도 가던 걸음을 흐트리지 않는다면 겨울이 끝났을 때 더 멀리 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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